클로즈업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
김경준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1만8000원
로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차 경주, 불타는 도시를 보며 시를 읊는 난폭한 네로 황제, 원형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노예검투사들의 결투, 폼페이를 뒤덮는 용암과 화산재의 공포 등 기원 전 유럽을 제패했던 고대 제국 형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현대 문명의 모태가 된 세계제국 로마의 위대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전 로마인의 성공 이야기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라 실력과 노력의 결과였다. 이탈리아반도 중부에서 산적들과 양치기들의 촌락으로 시작한 로마가 700년의 성장기를 거쳐 서방세계 전역을 지배하는 패권국이 되고 300년 가까운 번영을 누린 것은 변방의 벤처기업이 M&A를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 전무로 재직 중인 이 책의 저자는 로마를 ‘위대한 기업’으로 이해하고 역사 속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로 상정해 21세기 조직의 훌륭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로마제국의 발전과 번영은 개방성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실력주의에서 비롯됐다. 또 힘의 윤리가 탁월한 리더십을 뒷받침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그 기능을 다했다. 로마의 개방성·리더십·실력주의·시스템 등 핵심 성공 요인을 오늘의 현실에 대입해보면, 우리 사회와 기업의 선진화를 위한 조직 활성화 방안, 나아가 리더십 확립 방안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로마의 역사는 오늘날의 기업이 벤치마킹해야 할 가장 위대한 표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천년제국 로마의 성공 원동력을 대담한 개방성, 탁월한 리더십, 체계적인 시스템 그리고 철저한 실력주의라는 네 개의 바퀴로 제시한다. 1년간의 자료 수집과 로마 현지 답사를 통해 저자는 체제와 리더십이 어떤 방식으로 확립되는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역사의 현장에서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탁월한 점은 로마인의 국가경영을 현대의 기업경영에 적용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타임슬립 하듯 넘나들며 경영의 핵심을 명확히 짚어나가는 직설 화법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또 ‘개론―로마의 역사―현대의 기업경영―결론 및 제언’으로 이어지는 이 책의 명쾌한 구성은 기업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돋보이게 해준다.
이 책은 현직 기업 임원급 인사라면 경영의 기본을 다지고 싶을 때마다 펼쳐봐야 할 매뉴얼이며, CEO를 목표로 하는 야심 있는 젊은이라면 바이블로 삼아야 할 지침서다. 2000년 전 세계를 경영한 천년제국 로마의 선례를 통해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조직과 그에 속한 개인이 생존을 위해 어떤 감각으로 무장해야 할지 확실하게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반세기의 눈부신 성장으로 절대빈곤에서 벗어났지만 그 부작용으로 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와 기업의 현실에 비춰볼 때, 개방성과 실용정신으로 일궈낸 로마인의 성공 스토리는 20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살아 숨쉬는 교훈이 될 것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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