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울트라모바일) PC` 별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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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가 울트라모바일(UM) PC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포문을 연 이후 소니에 이어 후지쯔까지 UM PC 대열에 뛰어들면서 세계 시장도 1년여 만에 점차 글로벌 브랜드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그동안 UM PC는 국내와 대만 업체의 독무대였으며 주요 글로벌 PC업체는 시기상조를 이유로 관망하는 자세였다. 전 세계를 겨냥해 UM PC 1호 제품을 내놓은 삼성은 주요 글로벌 업체가 진출하는 내년을 사실상 ‘UM PC의 원년’으로 삼고 ‘Q1’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후지쯔, UM PC 시제품 공개=후지쯔는 지난주 프랑스에서 개막한 ‘국제산업디자인’ 전시회에서 CD케이스 정도의 미니 노트북PC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인포메이션위크·테크웹·EE타임즈 등이 보도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8인치 정도인 이 제품은 후지쯔의 첫 UM PC로 키보드와 디스플레이 분리형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후지쯔는 프로세서·무게·가격 등 구체적인 사양은 언급을 피했다.

후지쯔 측은 단지 “디자인에만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며 “주로 비즈니스맨을 겨냥해 무게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볍다”고 말했다. 후지쯔는 지금까지 모바일 제품과 관련해서는 서브 노트북PC에 주력해 왔다. 전 세계 PC 시장을 주도하는 후지쯔가 정식으로 UM PC 분야 진출을 선언하면 HP·델·레노버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주요 외신은 내다봤다.

◇삼성전자 “시장 주도권 확보 총력”=전 세계 PC브랜드 중 처음으로 UM PC를 내놓은 삼성은 내년 주요 글로벌 업체가 가세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막바지 해외 유통망 정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독일 세빗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았으며 5월 국내를 시작으로 중국·유럽·미국 유통망 개척에 나섰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전략 시장으로 판단해 현지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 정도로 공을 들여놓은 상황이다. 미국 유통망에서는 이미 베스트바이 240개 매장을 비롯한 프라이스·컴퓨USA 매장 등 대형 할인점에 빠짐없이 입점하면서 다른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 중국도 베이징과 상하이 중심에서 전역으로 판매 거점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전 세계 마니아 사이에서는 UM PC 하면 삼성을 제일 먼저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며 “다른 글로벌 브랜드의 진출이 오히려 시장을 넓혀 주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UM PC와 관련해 지난 5월 전 세계적으로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이달 6000대에 이어 내년 초에는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UM PC 시장, 글로벌 브랜드 주도로 재편=전 세계 UM PC 시장은 사실 삼성전자가 주도해 왔다. 제품을 출시한 업체도 일본 소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 벤처와 대만 아수스가 전부였다. 삼성도 PC 브랜드로는 전 세계에서 인지도가 떨어지고 대만 아수스도 마이너 브랜드로 시장을 넓혀나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 PC 시장 점유율에서 5, 6 위를 달리는 후지쯔가 참여하면서 UM PC 시장도 점차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일부 마니아 위주로 형성된 수요층도 일반인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점차 글로벌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면서 시장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은 선발업체 격인 삼성전자를 겨냥한 후발 글로벌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UM PC 경쟁도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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