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드림위즈 사장(42세)의 새 도전이 시작됐다. 이번엔 개인영상저장장치(PVR)다. ‘티비오(TVIO)’라는 이름의 이 PVR은 디빅스플레이어,예약녹화,양방향 데이터통신 등 TV시청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모아 놓았다.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의 새 개념의 PVR이다.
그는 한글과컴퓨터 시절 심마니와 네띠앙은 물론 드림위즈까지 늘 당시엔 낯선 사업 아이디어를 펼쳐보였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운도 없기는 했지만 너무 앞서갔다. 검색(심마니)과 커뮤니티(네띠앙) 등은 이제서야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이찬진컴퓨터교실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몇년 사이 그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시들었다.
그 이찬진이 돌아왔다. 왜 PVR을 골랐을까.
“IPTV 초기 형태의 ‘하나TV’를 사용했는데 2개월 후 해지했습니다. 곰TV나 IPTV 등이 사업자 중심의 일방적인 주문형비디오 개념이라면 ‘티비오’는 사용자 중심의 제품이 될 것입니다”
이젠 개인이 만든 동영상이 세계로 순식간에 퍼지는 세상이다. 일방적인 미디어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그가 들고온 새 PVR이 철저히 사용자 중심의 제품인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PVR이 지금 나왔지만 이 사장이 관심을 가진 것은 벌써 2년전이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엠피오와 그동안 ‘골머리’를 싸맨 끝에 내놓는 야심작이다. 이 사장은 PVR 제품에 임베디드 형태로 들어가는 모든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개발을 맡았다.
그는 거의 모든 IT 디바이스를 가장 먼저 섭렵할 정도로 이른바 ‘얼리어답터’ 중의 ‘얼리어답터’다. 지난 1990년 인터넷미디어 업계를 주름잡는 다음과 네이버의 초기 모델이었던 ‘심마니’와 ‘네띠앙’을 가장 먼저 설립한 것도 얼리어답터에다 혜안이 있던 덕분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 2000년 드림위즈 기업공개(IPO) 당시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리면서 곤란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 사이 다음, 네이버 등에 인터넷 검색·커뮤니티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검색의 심마니, 커뮤니티의 네띠앙으로 한컴에 있을 때 웹사업을 먼저 시작했지만 지나고 보니 주도권이 다른 업체에 넘어갔더라고요”.
그는 드림위즈 ‘마니아검색’으로 틈새 시장을 노렸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혹시 PVR이 이러한 전철을 그대로 밟지 않을까.
이사장은 “서비스 사업자 중심으로 매월 요금을 내야 하는 IPTV 모델이 과연 성공할 지 많은 의문이 든다”며 “폭발적으로 활성화하기는 어렵겠지만 니치 마켓이 반드시 존재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PVR은 그가 2년간 열심히 준비해온 야심작이고 무엇보다 외국에서 먼저 시작한 분야다. 사업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이번엔 너무 많이 앞서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티비오(TVIO)는=기존 PVR에 동영상·음악·사진 등 멀티미디어를 재생하는 디빅스플레이어, LG전자가 선보인 ‘타임머신’ 기능, IP 기반의 양방향 데이터 통신 등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골고루 갖췄다.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를 통한 케이블TV의 모든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한다. IP를 통한 원격지에서의 녹화영상 재생, TV 인터페이스로 온라인 콘텐츠 다운로드, PDA와 PSP 양방향 호환 등이 가능하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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