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PLM]"제품 수명 秒까지 관리하라"

 제품설계를 위한 아이디어 단계부터 생산 이전까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솔루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과 같은 대기업이 기존 단위 부서별로 사용하던 PLM을 전사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PLM을 사용하지 않던 중견중소기업(SMB) 들도 앞다퉈 PLM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기업의 제품개발 프로세스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 협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 내부뿐만 아니라 협력사와의 정보공유도 점차 늘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인데, 회사 내부직원뿐만 아니라 외부 관계자들까지 모든 개발 정보를 공유해 효율적인 제품개발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 갈수록 증가하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규정도 PLM 확산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환경규제를 지키기 위한 IT솔루션을 찾으면서 PLM 수요가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PLM은 무엇인가=PLM과 전사자원관리(ERP)를 혼동할 수도 있지만 양자간에 명백한 차이가 있다. ERP가 생산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PLM은 제품 개발과 설계단계 프로세스의 관리를 통합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부품 정보 위주의 관리였으나 최근에는 마케팅·설계·제조·판매 단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연결 관리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PLM 시장에는 최근 들어 ERP 업체도 뛰어들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IBM/다쏘시스템·UGS·PTC· 오토데스크 등의 다국적기업과 이놉스·성우시스템 등 국내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PLM 시장 규모는 2004년 라이선스와 서비스 매출 포함 19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2005년에는 이보다 소폭 성장한 2100여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는 매년 5∼6%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D 분야에서 생산분야로까지 확산 추세=PLM 소프트웨어는 제품 생성에서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최근까지는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이 팔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혁신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생산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PLM이 확산되면서 개발 단계에서 만들었던 각종 데이터가 실제 생산단계에 연결되는 PLM의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기아자동차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R&D뿐만 아니라 생산 부문에도 PLM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지난 2년간 사전 컨설팅을 해왔으며, 솔루션 업체와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생산 일부 현장에서 PLM을 적용할 예정이다. 볼보와 GM대우자동차 등도 R&D 분야에 이어 생산 부문으로 PLM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이 PLM을 확대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프로젝트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수억원 단위에 그쳤으나 지금은 수백억원 수준의 프로젝트가 출현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LG전자의 ‘통합 PLM’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대형 프로젝트다. 20여 국내외 R&D법인 개발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100여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PLM 프로젝트 대형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중소기업들도 PLM 구축 나서=PLM 시장 확산에는 대기업 수요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견·중소기업 신규 시장이 중요해졌다. 이전만 해도 중소기업은 PLM을 도입할 경우 자사와 거래하는 대기업의 공급망관리(SCM) 구축 차원에서 진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소기업도 PLM을 ERP처럼 필수 솔루션으로 인식하면서 자발적으로 PLM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평화오일스·세종공업·참이앤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경렬 UGS코리아 사장은 “대기업에 이어 SMB 시장은 앞으로 PLM 분야를 이끌어갈 것”이라면서 “공급업체도 이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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