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액토즈, 위메이드 지분 매각 왜?

‘미르의 전설 2’로 중국에 한국산 온라인게임 신화를 보여줬던 액토즈소프트가 ‘미르’ 개발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지분 40% 전량을 공개 매각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잘알려져 있듯이 액토즈소프트의 대주주는 중국 업체 샨다다. ‘미르의 전설2’를 앞세워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한때 중국 게임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샨다가 그간 애지중지해 온 웨메이드의 지분을 갑작스럽게 매각키로 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액토즈소프트는 공시를 통해 위메이드 지분 40%를 공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분 매각 처분 가격과 수량, 매각 상대방은 결정되는 대로 추가 공시할 예정이며, 지분 매각 목적은 투자금 회수라고 밝혔다.

이는 액토즈소프트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샨다의 결정이다. 샨다는 액토즈의 지분 38.1%를 보유한 대주주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놓고 최근 경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샨다가 그동안 눈에 가시처럼 고통을 안겨줘 왔던 위메이드와의 지적재산권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발표대로 매각 자금을 회수함으로써 자금부담을 덜어내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향후 위메이드의 지분 40%가 과연 누구의 손으로 넘어갈 것인지, 샨다와 액토즈의 향후 관계 설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액토즈가 공개 매각 형식으로 위메이드 지분 40%를 처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무나 이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각 방식과 상대방을 액토즈 측에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 매각은 공개 입찰과 달리, 소위 말해 ‘파는 사람 마음대로’라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에따라 이 지분이 위메이드측으로 역인수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샨다측이 위메이드의 지분 매각을 강력히 반대해 왔던 최웅 전대표를 전격적으로 해임함으로써 내부 반대 세력도 정리된 상태다. 결국 신임 탕준 사장이 액토즈를 직간접적으로 컨트롤하면서 매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선 샨다가 위메이드측에 액토즈가 보유한 40%의 지분을 넘기는 대신 지재권 소송을 취하하도록 하지 않겠는냐는 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샨다나 위메이드 모두 손해 볼 것이 없다는게 중론.

그러나 당사자인 위메이드나 액토즈 모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재권 소송이 샨다의 비즈니스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 문제가 전제조건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샨다는 위메이드로부터 지난 2003년 지재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당한 상태며 현재도 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샨다가 ‘미르의 전설2’를 모방한 ‘전기세계’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 이 소송으로 인해 샨다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으며 추가 자금조달에도 문제가 많은 실정이다.

 

중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샨다가 지재권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 오랫동안 노력했고 액토즈에 상당부분 역할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랐고, 결국 위메이드 지분 매각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액토즈가 위메이드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액토즈의 경영 개선에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특히 샨다가 액토즈를 인수한 목적이 위메이드의 저작권 등을 겨냥한 것이라면 액토즈의 활용가치는 사실상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어 샨다의 대한 정책은 궤도 수정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



액토즈가 위메이드 말고도 개발사나 퍼블리셔로서 샨다측에 큰 이득을 주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게 사실. 액토즈는 최근 ‘라테일’ ‘라제스타’ ‘어·프’ 등 3종의 작품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샨다가 액토즈를 계속 붙잡고 있을 명분과 이유가 사라졌다”며 “지난해부터 액토즈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됐으며 이번 발표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돌입했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액토즈의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셈이다. 지금의 액토즈를 만든 위메이드와 샨다와의 혈연관계가 모두 청산됨으로써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샨다나 위메이드에 의존하지 않고 홀로서기에 성공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샨다, 액토즈와 오랜동안 얽히고 섥힌 애증의 관계를 유지해온 위메이드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만약 위메이드가 액토즈의 지분을 매입하고 지재권 소송을 취하한다면, 샨다측과 모든 사항을 사전 합의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상장 기업이 비즈니스를 위해 지분을 매입하고 매각하는 행위를 탓할 순 없으나 지재권은 다른 얘기”라며 “중국의 업체들이 아이디어를 도용하거나 표절을 일삼는 행위가 하루 이틀이 아닌 마당에 소송이 취하되면 중국과 국내 게임사들 간의 분쟁에서 중요한 판례가 될 준거 기준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약 소송이 유야무야 되면 그 정도 수준의 베끼기는 누구나 허용하는 선례가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위메이드는 회사 내적으로는 안정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으나 외부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메이드가 지분을 매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관호 사장의 경우 52%의 지분을 갖고 있어 40%를 누가 인수하더라도 경영권 방어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르2’의 로열티 수입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한 위메이드가 인수 비용을 감당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여러 정황을 볼 때 만약 위메이드가 역인수한다면, 전부가 아니라 부분 인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어찌됐든 액토즈소프트의 위메이드 지분 매각으로 인해 위메이드에는 외자유치, IPO, M&A 등 경영 활동이 보다 자유로워지는 기회를 잡았다. 역으로 보면 위메이드에 이같은 이점을 준 샨다측이 적지않은 반대급부를 받았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각각 신화를 창조한 위메이드, 액토즈소프트, 샨다 등 한국과 중국의 세 회사가 지리한 ‘애증’을 청산하고 어떻게 홀로서기에 나설 지 귀추가 주목된다.2001.06.29 ‘미르의 전설2’ 중국 서비스 계약 체결

(기간 : 2001.6.29~2003.9.28)

2002. 샨다, ‘미르의 전설 2,3’를 도용한 불법 패치

2002.07. 샨다, 로열티 미지급 시작

2002.08. 샨다, ‘전기(미르의 전설2 중국서비스명)’ 유사 상표 등록

2002.12.~2003.01. 1,2차 협상 진행 위메이드-액토즈-샨다

2003.01.24. 계약 중도 해지

2003.07.04 샨다, 싱가포르 국제상공 회의 중재소에

위메이드액토즈 제소

2003.07.18 ‘전기세계’ 베타 테스트 시작

2003.07.24. 액토즈, 싱가포르 중재건에 관한 강력대응 시사

2003.08.19. 액토즈, 샨다 2년 연장계약 체결

2003.10.08 ‘전기세계’ 정식상용화 시작

2003.10.13 북경 인민법원에 소장 접수 확인

2003.12.01 위메이드 단독소송진행 승인

2003.12.23 샨다와 성취에 각각 소장 송달

2004.02.10 북경중급인민법원, 샨다의 관할권 이의 신청 기각

2005.03. 증거자료 보완제출

2005.07. 샨다, 추가자료제출

2005.09.14 1차 공판 취소

2005.09.15 서울지방법원에 라이센스 계약 갱신금지 가처분 신청.

액토즈 제소

2005.09.23 액토즈, 샨다 3년 연장계약 체결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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