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주자는

드래곤플라이·티쓰리엔터테인먼트·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중소 개발사들이 포털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이들의 뒤를 이을 주자가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의 게임포털 선언은 다른 개발사들에도 영향을 줘 경쟁적으로 게임포털 사업에 나서도록 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는 업체는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유명한 위메이드와 축구게임을 선보이며 급부상중인 소닉앤트, 최근 재기를 다지고 있는 CCR 등이다.

 

이들이 게임포털에 뛰어드는 것은 향후 국내 게임업계가 선진국 모델인 퍼블리셔와 스튜디오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대로 머물러 있다가는 초라한 스튜디오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시리즈 이후 별다른 게임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창천온라인’을 발표하며 비상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2개의 게임을 더 출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위메이드가 보유한 게임은 적어도 3∼5개에 달해 게임포털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서비스했던 경험과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면 게임포털 사업도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소닉앤트는 최근 축구게임인 ‘익스트림 사커’를 서비스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닉앤트는 대형 포털을 통하지 않고 ‘익스트림 사커’를 자체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자체 운영을 결정한 것은 게임포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소닉앤트측도 이에 대해 “가능하면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미 이 회사는 게임포털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여러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게임퍼블리셔에 대한 논의도 깊숙히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CR도 올해를 기점으로 새롭게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록 대작 ‘RF온라인’이 기대이하의 성과를 거뒀지만 내년초 새로운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과거 퍼블리셔를 한 경험도 갖고 있기 때문에 게임포털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자본력이다. 실제로 이들은 게임포털 사업을 시작할 정도의 자본력은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향후 공개될 게임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대박게임’을 만들어 놓고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자금도 끌어모으면서 기회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움직임은 게임포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보는 견해도 없지않다.대박게임이 나온 후에 시작하기 보다는 대박조짐이 보일 때 곧바로 사업을 시작해야 다른 개발사들에 비해 늦지 않게 시장진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이들 업체이외도 게임포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다”며 “그러나 대박 게임을 전제하지 않고는 쉽게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드래곤플라이 등 중소 업체들의 선전포고에 대해 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 기존 포털들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포털들의 경우 신생 포털의 등장에 대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갈수록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시못할 경쟁자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중소 포털들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규모나 경험 면에서 기존 포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지만 도전에 나선 업체들이 쟁쟁한 ‘대박게임’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만도 없는 탓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위기감을 느끼거나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긴장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게임포털 사업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과 막대한 자금, 그리고 사업 운도 따라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포털들도 도전자들이 미래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점은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중소 업체들의 움직임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들 중소업체가 성공을 하느냐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포털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 자체가 업계에 활력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행성 게임 등의 여파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에서 이들 중소업체가 대대적으로 신규사업을 진행할 경우 전체 분위기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게임포털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야 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게임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중소 포털들의 성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장에 자본 유입의 견인차로 작용하는등 상당한 활력소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며 “한국 온라인게임이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는데 이런 움직임으로 시장이 생동감을 되찾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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