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체와 대학이 함께 연구하는 산·학협동은 이론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모델이다.
대학의 연구를 산업체에 활용해 신제품을 만드는, 실용화와 연구비에 도움을 주는 좋은 모델이므로 정부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정책이다.
게다가 학교마다 산·학협동의 중요성을 소리높여 부르짖고 있고 기업도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대학 연구실을 기웃거린다. 잘만 맞아떨어지면 학교에서 나온 연구성과가 산업화를 통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산·학협동에 수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성과는 매우 미미하다. 다시 말해 학교와 기업의 산·학 프로젝트 후 서로 만족해하며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함께 일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한 목표와 평가 기준인데 산·학협동에서는 너무 다르다.
기업은 프로젝트를 통한 매출향상을 목표로 하고, 학교는 (금전적이든, 연구 주제 면이든) 논문을 쓰는 것이 주목적이다.
또 기업구성원은 매출로, 학교 구성원은 논문으로 프로젝트를 평가받게 된다. 이렇듯 근본적으로 다른 목표와 평가 기준을 가진 두 집단이 만나서 좋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좋은 팀워크는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연구에서 협력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면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기업체와 학교 두 집단의 관심사는 매우 다르다. 신제품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요소는 학문적으로 의미 없는 경우가 많고 또 학문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실제로 제품화하기에는 불가능한 것이 많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것’이, 시장에서는 ‘고객이 만족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새로운 것’과 ‘고객이 만족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일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실제 연구 요소에서 중요도를 다르게 생각할 때는 더더욱 팀워크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힘을 합쳐 한 문제를 집중해서 풀어야 하는데, 한 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를 때에는 구성원의 사기에 큰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연구 요소의 중요성을 같이 생각하기까지는 목표를 공유하는 것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업은 연구성과를 철저하게 평가해야 한다. 현재 연구에는 별 도움이 안 되더라도 인력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추진하게 되는데, 인력은 인력이고 연구는 연구라는 태도를 가져야 하며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는 평가에 있다. 평가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평가 기준은 실질적으로 사회가 원하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학교 시험이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이로써 학력이 신장되듯이 기업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프로젝트를 평가해야 하며 구체화·객관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따라야 한다.
산·학협동은 예산만 편성하고 프로젝트만 만든다고 잘 이루어는 것이 아니다. 산·학 프로젝트 자체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또 이에 참여하는 두 집단 구성원의 목표를 일치시키지 않고서는 성과를 내는 산·학협동은 요원하다.
같은 산에 같이 오른다고 해서 심마니와 등산객이 같은 마음과 행동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종원 KOG 대표 oneme@kogstudio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