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제품으로 무엇을 개발해야 합니까.”
최근 정보보호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성장 동력 아이템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이미 방화벽에서 침입탐지시스템(IDS)과 안티바이러스, 가상사설망(VPN), 침입방지시스템(IPS), 웹방화벽까지 소위 ‘뜬다’하는 분야에 모두 진출했다. 하지만 정작 수십억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여력이 없다. 또 기존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어렵자 단기간에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 찾기에만 분주하다.
◇틈새 시장을 찾아라=국내 기업은 주로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 왔다. 공공 수요 증가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 좌우되는 상황. 하지만, 국내 보안 솔루션 중 정부 수요 없이 성장한 분야가 있다.
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은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일한 분야다. 온라인 게임 수요가 늘어나고 이로 인한 해킹 사건이 급증하면서 게임보안 솔루션이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안철수연구소와 잉카인터넷 등은 국내 온라인 게임 기업과 해외에 동반 진출해 선전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MS·시스코 등이 IT인프라에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화벽이나 IPS 등 단일 솔루션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VoIP 등 인프라에 대한 종합 보안 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건전한 M&A 활성화 돼야=올해 미국 보안 분야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은 약 40건으로 이미 지난해 건수를 넘어섰다. 어떤 IT제품을 사든 가장 핵심 요소로 보안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술을 획득하려는 M&A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국내는 M&A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안 기업끼리 기술력을 합해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명공학이나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코스닥 등록을 위한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보안 업계와 같이 어려움을 겪어온 몇몇 중소기업은 M&A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인피니트테크놀러지·위즈솔루션·비즈테크앤액티모 등은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 매출과 수익이 개별 기업으로 존재했을 때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들 업체의 상반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합병 전에 비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2배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장창엽 비즈테크앤엑티모 사장은 “SW업체가 살아남는 길은 M&A를 통해 다양한 제품과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합병 전에는 생존을 위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했으나 합병 후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신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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