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5)]강소 IT기업이 희망-중소기업은 국가 경쟁력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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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명숙 총리 주재로 ‘제1차 대·중소기업상생협력위원회’가 열렸다. 대·중소기업 상생은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정부에서도 정책 마련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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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이들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줄기이며 우리의 경쟁력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2000년대 초까지 열풍이 불었던 벤처 열풍도 이 같은 밑바탕에서 시작됐다. 열풍이 거품을 거치면서 다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많은 중소기업 종사자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벤처’가 이제는 ‘강소기업’ ‘혁신형중기’ 등으로 명패를 바꾸면서 진화했다. 벤처가 도전의 의미를 강하게 나타냈다면 강소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 중소기업, 혁신형 중기는 도전을 넘어서 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을 뜻한다. 이제 중소기업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을 갖춰 강해져야 하며 혁신으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수치로 살펴본 중소기업 현주소=우리 중소기업 수는 300만개로 전체 기업의 99.8%에 이른다. 여기에 종사하는 인력은 1042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89.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수치만으로도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된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1997년과 2004년의 인력 변화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대기업 종사자는 8년 사이에 122만명이 감소한 반면에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에 216만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와 수출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부가가치는 지난 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5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전체의 35.6%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성상 ‘역동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1년에 100만개가 창업을 하고 이중 70만∼80만개가 폐업을 반복하는 ‘다산다사’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역동성의 이면에는 생과 사의 갈림길이 항상 공존하며 흥망성쇠가 동일 선상에서 반복되는 셈이다. 창업 10년 후 생존율이 13%에 그칠 정도로 치열한 경영 전쟁을 치르고 있다.

 ◇ 혁신형 중기가 ‘보배’=중소기업 중에도 ‘알짜’가 있다. 벤처와 이노비즈 등 혁신형 기업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혁신형 중소기업들은 혁신활동을 통해 일반 중소기업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증명된다. 일자리 창출은 3배가량 많았으며 매출은 그보다 더 많은 4배에 달해 혁신형 기업들이 일반 기업에 비해 전체 성적표가 우수하게 나타났다. 경영성과 측면에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장성(총자산 증가율, 매출) △수익성(영업이익률) △안정성(자기자본비율, 부채비율) 등 모든 항목에서 일반 기업을 능가하고 있다.

 벤처와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용이 각각 4억3000만원, 4억6000만원인데 비해 일반 중소기업은 1억30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평균적으로 연구개발에 치중하는 기업들이 매출과 고용 창출도 모두 잘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강점이 있는 혁신형 기업들은 아직까지 전체 중소기업 중 0.2%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집중적인 육성에 나서면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결과, 올 1∼8월 이노비즈 기업으로 인증된 신규기업은 총 1663개사로 전체 이노비즈기업은 5117개에 이른다. 이중 67%에 달하는 1117개사가 벤처기업 인증 기업으로 실제 혁신형 기업은 4000여개다. 정부는 오는 2008년까지 혁신형 중기 3만개(순수 이노비즈 기업 7000개)를 육성할 계획이며 이것이 달성되면 관련 기업들의 부가가치 규모는 56조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화 해소와 FTA 활용이 관건= 중소기업의 생산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에 대기업은 반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에 의존하는 우리 중소기업이 수출주도형 경기 회복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경영 환경도 중소기업에는 녹록지 않다. 환율하락이 지속하면서 수출이 둔화됐다. 이 같은 여건은 대기업과의 격차 심화로 이어져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반영으로 상생 분위기는 어느 정도 조성됐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아직까지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최근 중소기업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해법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미 FTA는 우리 중소기업의 또 다른 위기이자 기회로 평가된다. 정부는 전장부품과 첨단소재 등 유망수출품목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위해 관련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이 수출 위주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 절반 이상이 한·미 FTA는 미국시장 진출의 새로운 기회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적극적인 활용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중소기업이 수출입·해외투자·외자유치 등 국제화 경영활동에 미온적이라는 데 있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국제화 경영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이 61.8%였다. 결국 기회를 활용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김인호 중소기업연구원장은 “환율만으로도 크게 영향을 받는 허약한 체질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이 국제화에 눈을 떠야 한다”며 “중소기업 사장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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