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삼성코닝, 차세대 LCD BLU `한지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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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와 삼성코닝은 차세대 BLU 시장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사진은 삼성전기의 LED BLU 검사 공정(오른쪽)과 삼성코닝의 면광원 BLU 생산라인.

 같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코닝이 차세대 LC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삼성코닝이 지난달 29일 면광원을 사용한 LCD용 BLU를 양산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기도 이틀 후 발광다이오드(LED) BLU 양산을 선언했다.

 차세대 LCD BLU는 LCD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코닝 모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차세대 LCD BLU를 정했기 때문에 양사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차세대 BLU 패권을 노린다=면광원 BLU와 LED BLU는 기존 CCFL BLU에 비해 각각 고유한 장점이 있다. 이 장점을 앞세워 양사는 차세대 BLU 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면광원 BLU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 32인치 LCD TV를 기준으로 CCFL BLU는 16개의 램프와 16개의 구동회로가 필요하지만 면광원 BLU는 단 1개의 램프만 쓴다. 또 인버터도 파워보드에 넣을 수 있다. 원가 측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조립공정의 감소로 제조비가 줄어든다. 면광원 BLU는 또 외부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은소모량이 적고 수명이 길다.

 LED BLU는 기존 CCFL BLU에 비해 색재현성이 월등하다. 색재현성이 100%기 때문에 육안으로 봐도 분명한 화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수은과 같은 유해물질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CCFL BLU에 비해 수명은 3배 이상 길고 소비 전력은 70% 정도 적다. 응답속도도 빨라 PDP TV에 비해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동영상 잔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면광원 BLU는 부가가치가 높은 40인치 이상 대형 BLU를 만들기 어렵다는 평가다. LED BLU는 역시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삼성전기와 삼성코닝은 이를 앞선 기술력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이미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으며 아직도 추가 인하의 여지가 많다는 주장이다. 삼성코닝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형 면광원 BLU 불가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달 중에 40인치 제품을 개발, 공개할 예정이다. 또 면광원 BLU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매에서 200만매로 증설할 방침이다.

 ◇내년 본격 경쟁 불가피=삼성전기와 삼성코닝 양사 모두 차세대 LCD BLU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LCD BLU를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LED 사업을 반전시킬 구원투수로 여기고 있다. 삼성코닝은 아예 전사적인 전략 제품으로 정했다. 따라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안기훈 삼성전기 전무는 “현재 휴대폰 위주의 LED 사업구조를 BLU 중심으로 개편하고 조명용 LED 등으로 응용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LED 부문에서 201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화 삼성코닝 상무 역시 “면광원 BLU는 향후 삼성코닝을 이끌어갈 핵심 성장 축”이라며 “세계 최초 개발 및 양산 노하우를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LED BLU가 40인치 이상 제품이 나온 반면에 면광원 BLU는 아직 32인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초반 경쟁은 심하지 않겠지만 40인치 이상 면광원 BLU 양산이 잡혀 있는 연말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삼성전자의 의중이다. 삼성전기와 삼성코닝 모두 삼성전자가 단연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표면적으로는 ‘값 싸고 좋은 제품’을 선택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카메라모듈 등 계열사 경쟁이 있는 제품의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두 제품을 모두 끌어안으면서 경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를 증명하듯 조용덕 삼성전자 상무는 “기존 CCFL에 이어 차세대 광원으로 등장한 LED와 면광원은 각축전이 불가피하다”며 “CCFL의 비중이 오는 2010년에는 60% 수준으로 하락하는 반면에 LED와 면광원 비중이 각각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