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 규제권 `통신위` 이관"

 통신위원회가 현재 정보통신부가 관장하는 통신사업 인·허가권도 흡수하는 사실상 통신규제 전담기구로 확대 발전된다. 이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 출범에 따른 통합 규제기구 설립논의, 한·미 FTA 통신협상, 정통부의 새로운 통신규제 틀 수립작업 등과 맞물려 향후 국내 통신산업 규제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을 시사하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정통부는 3일 통신사업 인허가 업무를 현 정부 임기 내 통신위로 이관하기로 하고 현재 추진중인 통신위 위상 확대강화 방안 가운데 핵심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신시장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정부의 전통적인 사전규제 정책도 사후규제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정통부 본부는 순수한 정책연구개발 기능을 맡고 통신위가 규제기구로 독립 발전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통신사업 인·허가권 이관까지 포함하는 이번 통신위의 위상 강화 방안은 현 노준형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내년에 실제 시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신사업 인·허가 업무까지 넘겨받게 되면 통신위는 사실상 독립적인 통신규제 전문기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 업무에서 나아가 통신사업자의 약관 신고·인가 업무도 점진적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계기로 정통부의 전통적인 ‘사전규제’ 정책은 앞으로 ‘사후규제’ 중심으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통신위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인력·예산 규모도 배 가까이 크게 늘리는 한편 2급 상임위원 1인에 1개과 정도인 현 조직규모도 1급 상임위원, 3개과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통부의 움직임은 전통적인 규제 틀로는 더는 시장의 현실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정책적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0년간 국내 IT산업의 선순환 고리 역할을 해왔던 통신시장은 근래 들어 과거의 정책적 규제수단이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사업 인·허가권은 지난해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자진 반납하면서 불거졌고, 최근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사업권 포기사태가 이어지면서 실효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요금 규제로 통신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자 혜택을 꾀하던 방식도 근래 들어 사업자의 요금인하 여력이 줄어들면서 종전 규제 관행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또 “시장현실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결국 미래 규제정책의 해답을 사전규제가 아닌 통신위의 사후관리에서 찾고자 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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