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시간에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외우던 태양계 행성에서 마지막 ‘명’이 빠지게 됐다.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자격을 박탈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학회의 최대 화두는 태양계 행성에 대한 정의였다. ‘태양 주위를 도는 둥근 천체’라고 정의해 모두 12개라는 주장과 ‘태양을 도는 둥근 천체이돼 해당 행성의 궤도에서 가장 커야 한다’라고 정의해 8개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IAU는 지난달 24일 찬반투표를 통해 후자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기존 9개 행성에서 명왕성을 제외한 8개 행성을 태양계 행성으로 규정하는 행성 정의(定意)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로써 명왕성은 1930년에 발견된 이후 76년 만에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당했다.
이번에 명왕성을 퇴출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자신이 속한 공전 궤도에서 다른 천체를 위성으로 가질 정도로 중력이 세고 가장 큰 구형 천체만 태양계 행성이 될 수 있다’는 추가 정의였다.
사실 명왕성은 발견 당시부터 자격 부족 논란이 있어왔다. 수성, 금성과 같이 표면이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과 목성, 토성처럼 가스층으로 뒤덮인 ‘목성형’ 행성과 달리 명왕성은 대부분이 얼음으로 이루어져 행성으로 보기에 힘들었다. 또 크기도 달 지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름 2302㎞에 불과하고 궤도 역시 원형이 아닌 타원에 가깝다. 거기다 2003년, 비슷한 공전궤도에서 명왕성보다 커다란 지름 3000㎞의 ‘2003UB313’이 발견돼 퇴출 명분이 더욱 명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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