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게임방송 진출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e스포츠에 뛰어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WEG를 통해 e스포츠에 진출한 바 있는 CJ가 기존 e스포츠 리그와는 차별화 된 형식의 대규모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CJ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회는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종격투기 대회 ‘K-1’이나 ‘프라이드’와 같은 형식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존 리그에 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회가 치러진다면 e스포츠 발전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CJ의 e스포츠 진출로 인해 게임방송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기존 리그와는 달리 CJ에서 직접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한 회당 2∼3억의 비용이 소모되는 대회를 월 단위로 개최한다는 것은 기존 양 방송사의 기득권을 의식한 진입비용일 것이다”고 풀이했다.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양분해 온 시장에 CJ가 진입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기존 방송사와 차별화 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CJ가 양방송사와 차별화 된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존 스타리그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3개월 간의 긴 시간을 소요했다면 이번 대회는 이벤트성 대회로 수퍼파이트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는 팬투표를 거쳐 가장 보고 싶은 매치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10월 경부터 치러질 전망이다. 이 대회가 실현될 경우 임요환과 홍진호의 임진록이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 돼 기존 리그에서는 임요환과 홍진호가 만날 확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 대회가 실현될 경우 임진록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거 빅매치로 불리는 경기 만이 아니다. 현재 팬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고 있을 만한 매치업도 실현 가능하다. 가령 최고의 신예로 평가받고 있는 고인규와 염보성의 수퍼루키 매치업이나 조용호 박성준의 저그 최고수 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매치업이 실현된다면 기존에 있던 리그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많은 e스포츠 팬들을 열광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e스포츠계는 이러한 CJ의 움직임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e스포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스타크래프트 ‘빅매치업’이라는 모토로 치러진 많은 이벤트성 대회들이 팬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낸 바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회 일부에서 부정적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대다수의 이사들이 환영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감독들 중에는 당장이라도 시작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네이처톱의 이지호 감독은 “이러한 대회는 빅매치를 실현시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스타플레이어도 이러한 매치업을 통해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측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재형 경기국장은 “새로운 형식의 대회를 통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한 e스포츠 붐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타 종목의 부흥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것도 관계자들이 이 대회를 환영하는 이유다. CJ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회를 스타크래프트에만, 또 국내 선수들에게만 국한 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스타크’의 아성에 밀려났던 ‘워3’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의 종목에 세계적 선수들의 빅매치도 직접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CJ가 e스포츠에 본격 진출하면서 기존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양강 구도에서 삼강 구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회가 팬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CJ가 게임방송 진출에 연착륙 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많은 관계자들은 “다변화된 방송 구도는 더 많은 콘텐츠를 양산하고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e스포츠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존 리그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며 “이로 인해 각 리그의 선수수급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기존에도 이벤트성 대회는 늘 있어왔다”며 “이러한 대회가 개인리그나 프로리그 진행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의 성격이 다를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하더라도 이벤트성 대회이기 때문에 대회에 앞서 선수수급에 관한 사항을 적절히 조율한다면 다른 리그 진행에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과거에도 많은 이벤트성 대회가 치러졌으며 현재도 올스타전이라는 명칭으로 많은 이벤트성 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대회는 지난 2003년 열렸던 4대 천왕전이다. KTF가 프로게임계의 판도를 알아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게임 이벤트로 키운다는 목표로 추진한 이 대회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최정상급 선수들을 ‘제1기 4대 천왕’으로 추대하고 토너먼트전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4인방을 한 번에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매년 이벤트성 올스타전을 개최하고 있는 MBC게임은 지난 해 임요환, 이윤열, 홍진호, 박정석 등 최정상급 프로게이머 8명이 펼치는 스니커즈배 올스타리그를 치렀으며 올 2월에도 이윤열, 강민, 홍진호, 박정석, 마재윤, 이병민 등 그 동안 MSL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을 초청한 ‘엘리트학생복 MSL 올스타리그’를 주최했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에듀플러스]〈칼럼〉AI 디지털교과서 시범 적용 시간 갖자
-
2
트럼프 '압박' 먹혔나...美 “젤렌스키 '720조원' 광물협정 금주내로 서명할 듯”
-
3
“바다에서 '에일리언 머리' 건졌다”… SNS 화제 생물은
-
4
[MWC25] 혁신 AI 기술 선보이는 SKT, 글로벌 우군 찾는다
-
5
현대차·기아, 2월 美 12만5000대 판매…역대 최고
-
6
美 앰코, 광주·송도 패키징 증설 추진…시스템 반도체 수요 대응
-
7
"비트코인 오르려나"...美 트럼프 주최로 7일 첫 '가상화폐 서밋' 개최
-
8
캐나다, 일론 머스크 'X' 의심스럽다...'AI 학습에 개인정보 활용' 조사 착수
-
9
도약기 창업기업 81개사…경기혁신센터 통해 성장 날개
-
10
中 2월 제조업 PMI 50.2…한 달 만에 '경기 확장' 국면 진입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