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계열사별로 다양한 게임사업 시도에 나서면서 향후 역량 집중을 위한 그룹 차원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현재 SK텔레콤 자회사 2곳을 비롯해 SK(주)·SK C&C·SK커뮤니케이션즈를 내세워 전방위에서 게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 영역이 중복되거나 사업 개시 타이밍을 놓고 신경전이 발생하는 등 벌써 계열사간 주도권 경쟁마저 일어날 조짐이다.
이에 따라 그룹 게임 사업 ‘총대’를 둘러싼 계열사들의 성과 다툼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 C&C와 SK컴즈가 주도권 쥘 듯=전 세계 게임산업 기조가 온라인이듯 온라인에 적합한 사업 환경에 들어 있는 SK C&C와 SK커뮤니케이션즈가 그룹 전체의 게임사업 주도권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 지금은 ‘방목’ 형태의 사업 전개지만 유력한 경쟁 조건이 만들어지면 ‘수렴’의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SK C&C는 이미 국산 온라인게임의 국내외 퍼블리싱을 진행중이고, 내년 4개가량의 신작 라인업을 보강한다는 배수진까지 쳐놓고 있다. SK C&C 핵심 관계자는 17일 전화 통화에서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전제 하에 직접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게임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며 추격에 나섰다. 게임 퍼블리싱 채널 ‘땅콩’을 사실상 방치한 뒤 2년 만에 본격적으로 재도전하는 셈이다. 싸이월드·네이트온 등 위력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커뮤니케이션즈는 사업 연계 효과에서는 SK C&C를 훌쩍 앞지르고 있다.
◇SKT· SK(주) 등 콘텐츠 실험·확보 통로로=기간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서는 모바일게임 외의 온라인게임 사업을 직접 전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회사인 와이더댄과 IHQ를 통해 게임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SK(주)는 OK캐쉬백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게임과 다운로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인기 높은 게임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쌓인 OK캐쉬로 온라인게임을 결제하거나 다른 유료 게임을 결제할 경우 OK캐쉬로 보상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과 SK(주)는 덩치와 자금력에서 게임 업체를 사들여 계열사로 만들거나, 자회사와의 합병 형태로 뛰어들 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그래서 행보 하나하나가 시장 전체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SK텔레콤과 SK(주)의 게임사업은 주력 사업을 보조하는 장치로서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계열사인 SK C&C와 커뮤니케이션즈의 게임사업 동력에 ‘콘텐츠’ 힘을 보태는 방향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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