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시리즈로 국내에 잘 알려진 세계 3대 비디오 게임기 업체 닌텐도가 지난달 7일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콘솔 게임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닌텐도는 100% 출자한 자본금 30억엔(한화 250억)으로 한국지사(대표 코다미네오)를 설립하면서 그동안 대원씨아이(대표 정욱)를 통해 유통해오던 닌텐도DS와 닌텐도DS LITE의 판매는 물론 향후 출시될 ‘위’의 정식발매를 추진할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소니와 MS가 양분해 오던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닌텐도의 한국진출은 국내 비디오 게임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닌텐도DS와 관련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더이상 한국 진출을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데 국내 협력체인 대원씨아이측과 합의점을 도출한데 따른 것이다.
대원씨아이측 관계자는 “그동안 닌텐도측에 국내 지사 설립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했으며, 우리의 요구사항과 국내 게임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닌텐도의 판단이 맞물려 아시아 최초로 지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닌텐도코리아는 사업진행에 앞서 국내 지사에 근무할 인력을 채용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중에 구체적인 사업방향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닌텐도의 한국지사 설립에 대해 일단 SCEK(이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측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소니 강희원 차장은 “국내 콘솔게임시장의 규모가 온라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에서 닌텐도의 한국 진출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앞으로 PS3가 발매되고 닌텐도의 ‘위’가 한국에서 정식으로 출시된다면 콘솔게임 시장의 붐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닌텐도 코리아의 한국 진출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또 “닌텐도의 한국진출이 아직 큰 위협은 아니다. PS3의 경쟁상대로 ‘위’를 보고 있지 않지만, PSP와 닌텐도DS 라이트는 시장에서 일정 부분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동안 대원씨아이를 통해 소극적으로 판매돼 오던 것에 비해 닌텐도 코리아가 직접 마케팅에 관여한다면 분명 콘솔게임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그동안 소니가 진행하던 마케팅 활동과 맞물려 닌텐도의 적극적인 공세가 시작된다면 콘솔게임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소니측의 생각이다.
국내에서 소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MS는 소니보다 더욱 적극적이다. MS측은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판매를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로 판단,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전략이다. 이에 대해 MS 조혁 부장은 “닌텐도코리아의 한국지사 설립은 MS에게 큰 기회다.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의 PS2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X박스360의 우수한 성능을 소비자에게 알리면서, 앞으로 닌텐도 코리아의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된다면 콘솔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닌텐도와 공동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용의도 있다”면서 기존 시장에서 소니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을 반전할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그동안 부족했던 XBOX360의 체험기회를 늘리면서, 게임기가 아닌 DVD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가 가능한 홈 엔터테인먼트 컴퓨터라는 인식을 심기위해 마케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닌텐도 코리아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면 소니와 MS와 함께 이른바 빅3의 새로운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잘 알려진 것 처럼 닌텐도는 소니, MS와 함께 세계 3대 콘솔게임기 제조 업체다. 국내에선 소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닌텐도DS는 이미 일본에서만 1000만대를 돌파하고 북미와 유럽을 합쳐 누적 판매대수가 2000만대를 기록하는 등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매된 ‘뇌를 단련하는 성인의 DS트레이닝’과 후속작인 ‘더욱 뇌를 단련하는 성인의 DS라이트 트레이닝’이 총 320만개가 판매되는 등 명가의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함께 앞으로 출시될 게임기 ‘위’의 위상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한국 게이머들의 관심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게이머들은 닌텐도의 게임기를 구매해도 한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제대로 게임을 즐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타이틀이 메뉴얼 한글화에 그쳐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하곤 판매가 이루어 지지 못했고, OS 역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플레이에 많은 불편을 초래했기 때문. 이에따라 국내 유저들의 타이틀 한글화에 대한 요구가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국내 유저들의 요구에도 한글화된 타이틀 발매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닌텐도측이 국내 닌텐도 제품의 판매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고,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와 중고매매를 통한 비정상적인 거래가 대부분인 유통구조 아래서 한글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닌텐도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게 됨에 따라 이와 같은 국내게이머들의 바램람 어느정도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닌텐도에서도 한글화된 타이틀 발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른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 최초로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합작형태로 법인을 설립한 적은 있지만, 중국에서 정식 발매가 이루어 지지 않을 만큼 이번 닌텐도의 한국지사 설립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관측이다.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도 닌텐도의 한국 진출은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 비정상적으로 치중됐던 시장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호재라며 반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닌텐도의 한국진출은 아시아 지역 최초라는 의미 뿐 아니라, 250억이라는 많은 규모의 자본 출자를 통해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겠다는 닌텐도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며 “향후 한글화된 타이틀 발매와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방지 대책, 현재 추진중인 국내 온라인 게임의 콘솔게임화 등이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엔트리브소프트(대표 김준영)의 골프게임 ‘팡야’가 ‘위’용으로 개발중에 있으며, 게임빌(대표 송병준)의 ‘놈투’ 역시 닌텐도DS 용으로 개발중인 상태에서 닌텐도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게 됨에 따라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긍정적인 예측과 함께 조심스런 반응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지 한달이 다 됐음에도 불구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동이 없다는 것이 이같은 반응의 원인이다. 아시아 지역 최초로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지만 이렇다할 계획을 발표한 바 없고 대부분 밝혀진 사실 역시 추측이라는 것. 이에대해 닌텐도측 관계자는 “지난달 7일 지사를 설립한것은 법인을 등록한 것일 뿐 정식적인 활동을 개시한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채용하고,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며 타이틀 한글화 문제라던지 ‘위’의 한국 정식 발매는 정해진 바 없다. 하지만 닌텐도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동북아시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며, 한글화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부분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의 경우 아직까지 일본내에서도 정식발매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식 발매를 논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대원씨아이측 관계자는 “닌텐도코리아가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하게 되더라도, 유통과 판매는 대원씨아이에서 담당할 것이며, 전반적인 마케팅 활동과 국내 투자 부분을 닌텐도가 맡을 것”이라며 앞으로 대원씨아이와 닌텐도는 계속 협력자 관계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다음달 쯤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닌텐도 코리아가 과연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닌텐도가 지난달 7일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아시아 지역 최초라는 의미이외에도 자본금 250억원이라는 규모 때문에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타이틀의 한글화나 ‘위’의 한국 정식발매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온라인 기술을 보유한 한국 개발사들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즉 차세대 게임기인 ‘위’의 출시를 앞두고, 소니와 MS에 비해 뒤쳐져 있는 온라인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함 이라는 것. 이미 닌텐도는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를 ‘위’용으로 개발중에 있으며, 게임빌의 ‘놈투’ 역시 닌텐도DS용으로 개발 중이다. 또 현재 몇몇 한국 온라인개발업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현재 추진 중인 버추얼콘솔의 개발 역시 닌텐도의 한국진출의 뒷배경인 것으로 파악된다. 버추얼콘솔은 과거 슈퍼패미콤과 패미콤으로 즐겼던 게임을 온라인으로 내려받기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서비스로 소니와 MS에 비해 뒤쳐진 온라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것. 설립 한달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구체화된 움직임은 잡히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닌텐도코리아가 콘솔게임 시장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만은 분명하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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