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그 아날로그적 메뉴얼

디지털시대의 특징은 다름아닌 시공을 초월한다는 점이다.그것은 거리를 좁힌다는 뜻일 뿐 아니라 정보 독점에서 정보 공유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때문인지 시시각각 벌어지는 세계 뉴스와 소식들이 더 이상 정보로써 새로울 게 없는 경우가 수두룩 하다. 반면 역설적으로 이로인한 정보 독점과 폐해도 지적된다. 보편적인 정보들이 그 이상의 정보로써 가치를 상실함에 따라 고급정보에 대한 욕구가 더 증대되고 그 정보는 힘있는 사람쪽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란 정보 독점설이 바로 그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정보는 곧 사활을 의미한다. 개인도 그렇지만 기업과 정부는 특히 그렇다. 말그대로 세계는 지금 정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내놓고 싶지 않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그 모든 것을 내 보이고 씨름을 해야 한다. 따라서 아날로그 시대의 일방적, 폐쇄적인 사고로는 백전백패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있다고 봐야 한다.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과 정부는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책무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따라서 사고의 전단과 인식의 발상도 디지털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도 나라도 거덜날 수 밖에 없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고 어설픈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에대해 정부는 메뉴얼 대로 착실히 수행했다고 이를 반박하고 있다. 여기서 그에대한 진위 여부와 정치적 함수관계를 굳이 묻고 싶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정부의 각종 메뉴얼이 여전히 아날로그적이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다른 옷을 입고 있는데 그 메뉴얼은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성인 PC방 처방전도 그렇고 게임등위 구성문제도 한꺼풀 뜯어보면 말그대로 구버전 그대로다.



그 까닭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무사안일이 그 첫번째 원인이다. 서둘러야 함에도 예전의 옷을 세탁하기도 바꿔입기도 싫은 탓이다. 두번째는 책임론에 대한 강한 압박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그것이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질책은 고사하고 좌천의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문적 열정과 소신이 부족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개인·기업을 통한 벤치마킹도 하고 의지를 피력해야 하는 데 상명하복이 여전히 미담으로 전해 내려올 뿐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는 새로운 메뉴얼을 기대할 수 없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요즘 흔한 말로 하는 ‘공부하세요’란 그 말을 명제로 공부할 수 밖에 없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처방전으로 버텨선 곤란하다.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메뉴얼을 들여다보자.그리고 그 메뉴얼이 시대에 걸맞지 않다면 새롭게 만들어 보자. 아직도 국민을 지도하고 계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엄청난 착각일뿐 아니라 책임 전가의 발상이다.

 새로운 산업·문화 코드에 도전해볼 수 는 없을까. 그렇게 하지않으면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늘 뒤쳐지고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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