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가 미래다]5부 문화콘텐츠기술연구소를 찾아서(5)연세대 CT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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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CT연구소의 이인권 교수<오른쪽> 와 연구원들이 지능형 음악 분수 시스템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 의논하고 있다.

‘음악이 나오면 분수가 저절로 춤을 춘다.’

연세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CT)연구소(소장 컴퓨터과학과 이인권 교수)는 댄스, 발라드, 클래식 등 어떤 음악이 흘러나와도 분수가 바로 장단에 맞춰 현란한 ‘물줄기 쇼’를 자동 생성할 수 있는 ‘지능형 음악분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음악에 맞춰 스스로 춤추는 ‘똑똑한 분수’가 탄생하면 지금까지 음악 분수쇼를 위해 사람이 일일이 음악을 듣고 물줄기 높낮이를 조절했던 번거로운 작업도 필요 없다. CT연구소는 오는 2008년까지 이 시스템을 개발, 세계 최초로 컴퓨터 혼자 음악분수쇼를 창작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음악분수 시스템은 이미 제작된 다양한 음악분수 시나리오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하고, 새로운 음악이 입력되면 이 DB들을 합성해 가장 적절한 분수쇼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분수쇼 시나리오는 컴퓨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창작할 수도 있고, 전문가가 컴퓨터가 제시한 시나리오들을 검색, 편집할 수도 있다. 또 창작한 분수쇼를 고화질의 모니터로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도 있다. 고비용의 분수 작동없이 결과를 예측해 시나리오를 수정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소는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우선 디지털음악 신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음의 높이, 세기, 느낌과 같은 간단한 특징뿐만 아니라 음악의 비트, 음색의 특징, 음악의 구조 등 복잡한 음악적 특징도 시스템이 분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능형 음악분수 기술은 물줄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명장치와도 연동될 수 있다.

 무대조명, 가로등, 레이저 등을 음악과 동기화해 조정하면 분수쇼에 버금가는 훌륭한 조명쇼를 연출할 수 있다. 연구소는 음악과 물줄기는 물론 분수대 주변의 조명, 부대시설, 특수효과 등도 한꺼번에 연출하고,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능형 음악분수 시스템은 음악기술(Music Technology)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운드 분석뿐만 아니라 음악 작곡·편곡을 도와주는 시스템 개발로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상황과 감성에 맞춰 손쉽게 언제 어디서든 음악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권 교수는 “전문적인 교육을 수년간 받지 않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상황에 잘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도 얼마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인터뷰> 이인권 연구소장

▲시스템 상용화 계획은

-이번에 개발중인 지능형 분수시스템은 음악분수 유지 보수에는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또 쇼 컨트롤 시스템으로 응용해 다양한 문화공연에 적용할 수 있다. 쇼 컨트롤 시스템은 쇼 제작비를 줄이고,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순수 국내 기술을 사용한 시스템이라 국내 소규모 회사로도 기술이전이 가능하다.

▲시스템과 디지털콘텐츠의 연관성은?

-디지털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소리다. 이 시스템은 바로 음악기술의 발전과 직결돼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좋은 시각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 만큼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음악기술이 확보되면 누구나 손쉽게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음악기술은 음악을 만드는 도우미 역할만 하나?

-그렇지 않다.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다. 예를 들면 녹음된 음악을 인식해 악보를 자동으로 만들어낸다든지, 특정악기만의 소리를 뽑아낼 수 있다든지, 음악당의 설계에 있어 최적의 청취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축구조를 자동으로 계산한다든지 무수히 많은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