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외교관인 레셉스를 아는가? 그는 당시로서 어마어마한 대공사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완성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외교관 출신 사업가였다.
사업 계획을 세우고, 5년 후 공사를 시작해 10년에 걸쳐 완성을 하였다니 그 규모의 방대함을 기간으로부터 알 수 있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간 항로를 1만 Km 이상 당겨놓은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레셉스가 두 번째 운하 공사인 파나마 운하에서 대 실패를 맛보게 되었다. 바로 말라리아와 황열병 때문이었는데 엄청 난 숫자의 노동자들이 죽어 나갔다고 한다. 회사가 파산하는 등 수에즈 운하에서의 성공 이력이 무색하게 레셉스의 말년은 비참했다.
재미난 것은 그 다음으로 사업권을 따낸 미국의 행보인데, 미국은 바로 공사에 들어가지 않고 최우선적으로 황열병과 말라리아를 퇴치했다. 그 결과 안심 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노동자들의 추가 피해도 막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10년의 공사로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게 된다.
이렇듯 선발 주자라고 해서 늘 유리하고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늘 시행 착오와 고생이 따르는 것이 선발 주자의 운명이다. 심지어 대공사를 마무리했던 레셉스조차 두 번째 시도에서 큰 실패를 할 수 있는 것이 사업이고, 인생일 것이다.
최근 들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즐거운 소식이 없다고 한다. 소위 빅기업들도 어렵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그러니 후발 주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만 간다.
그러나 후발 주자들에게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에즈 운하를 완성했던 레셉스가 무릎을 꿇었던 파나마에서, 경험이 없던 후발 주자였던 미국이 선발 주자의 어려움과 시행 착오를 정확히 계산해 준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듯이 말이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말도 필요 없다. 후발주자에게도 분명 기회가 있고, 더 유리한 점도 있다. 이미 저만큼 앞서 있는 선발 주자들의 실수와 고생을 옆에서 생생히 지켜본 후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후발 주자들은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선발 주자들 못지 않은 실력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할 것이다. 언제나 선발 주자들을 부러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준비된 후발 주자, 선발 주자를 철저히 분석한 후발주자에게 그 자리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은 분명하다. 99%에 달하는 수많은 모바일 게임 후발 주자들이여, 힘을 내자. 선발 주자가 있다 해도 새로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지오스큐브 고평석 대표 go@gosc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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