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KTF가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정액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게 책정,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F는 최근 컴투스가 개발, 지난 8일부터 오픈베타 테스트에 들어간 실시간 모바일 MMORPG ‘아이모’의 향후 정액 요금을 정보이용료와 통화료를 포함해 월 5900원선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당초 ‘아이모’의 이용료를 정보 이용료 포함, 월 9000원선에서 검토했던 KTF가 이처럼 크게 물러선 배경과 향후 시장 반응에 대해 모바일게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KTF와 컴투스는 ‘아이모’ 오픈을 앞둔 지난달말까지만해도 월 정액요금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요금대(9000원)를 고려해서 적어도 7000∼8000원 수준은 돼야한다”는 KTF측과 “유저들의 가격 저항과 향후 시장 형성을 위해선 5000원대로 대폭 낮춰야한다”는 컴투스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월 정액요금 수준이 ‘아이모’는 물론 향후 네트워크게임 성공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거대 이통사업자인 KTF가 이례적으로 콘텐츠공급업체(CP)인 컴투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면서 파격적인 요금제를 들고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또 이것이 향후 ‘아이모’의 성공적인 연착륙과 네트워크게임 붐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네트워크게임 붐업 위한 불가피한 선택
KTF의 이번 결단은 향후 스탠드 얼론형 ‘VM게임’ 대신에 네트워크게임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회사 정책상의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결과로 해석된다.
기존의 정보 이용료를 포함해 9000대의 가격대로는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고 해도 시장에서 붐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게임당 4000원(통화료포함)대의 VM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의 가격저항을 줄이기 위해선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의미이다.
실제 한번 다운받으면 평생을 사용하는 VM게임과 달리 ‘아이모’와 같은 네트워크 게임은 매월 일정액을 결제해야 한다. 때문에 9000원 정도의 가격이라면 주 사용자층인 10대 학생들을 대거 유인하는데 한계가 많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100억원 안팍이 소요된 블록버스터 온라인게임도 무료 내지는 월 1만원 미만에서 유료화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KTF의 한 관계자는 “작년에 시도했던 3D프로젝트 ‘지팡’이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앞으로 네트워크게임에 새로운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라며 이번 파격적인 요금제가 네트워크 게임 집중 프로모션을 위한 KTF 내부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임을 시사했다.
# 다른 이통사에 영향 클 듯
KTF가 ‘아이모’를 내세워 네트워크게임 바람몰이에 나섬에 따라 향후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경쟁 이통사들의 반응과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부동의 1위 사업자인 SKT의 경우 현재 모아이테크놀로지 등과 네트워크 게임 상용화를 물밑 추진중이란 점에서 KTF의 이번 저가 정책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SKT는 최근까지도 네트워크게임의 월 정액료로 1만원대에 근접하는 가격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최대 라이벌인 KTF의 이번 저가 전략에 SKT측이 몹시 당황해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라이벌인 KTF가 5000원대의 가격을 들고 나옴에 따라 SKT의 기존 고가 네트워크게임 가격 정책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T 역시 현재로선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지만, 그동안의 전례를 볼때 KTF와 SKT의 전철을 밟거나 오히려 더욱 파격적인 가격의 정액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바일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시장은 한번 불이 붙으면 무섭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SKT가 시장 상황에 반하는 고가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보인다”면서 “현재 SKT 고위층에선 저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큰게 사실이지만, 이번 KTF의 가격 정책에 자극받아 노선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 모바일시장 네트워크바람 불까
KTF를 시작으로 이통 사업자들이 예상을 깨고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저가 정액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정책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제 관심의 초점은 장기 침체에 빠진 모바일 시장이 네트워크게임으로 인해 재도약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기존의 VM 가격을 즐기는 수준에서 한달동안 시간과 장소의 제한없이 특정 서버에 물려 게임을 즐기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는 온라인게임의 매력을 모바일에서 느낄 수 있다면 모바일 시장의 긍정적인 이슈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는 얘기이다.
컴투스의 한 관계자는 “한번 다운받아 영구적으로 즐기는 ‘스탠드얼론’형 게임도 정보 이용료와 데이터통화료를 포함하면 4000∼5000원대에 달한다”며 “5000원대 가격으로 한달동안 무한대로 즐긴다는 점이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성공을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 문화가 발달한 한국적 정서를 감안할 때 모바일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게임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것”이라며 “‘바람의 나라’ ‘리니지’ ‘포트리스’ 등과 같은 작품이 지금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만들었듯이, 모바일시장도 초기의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대박 네트워크게임만 빨리 나와준다면 이 시장이 다시한번 재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전자신문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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