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본지에 ‘DMB 장비업계, 중국 출혈 경쟁’ 기사가 나간 후 관련업계의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분야는 인코더와 칩 분야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얘기였다. 거의 모든 지상파DMB 장비에서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지나쳐 제품 가격이 터무니 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심지어 계측기 분야에서는 국내 가격의 절반 수준을 제시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이런 식의 해외 진출은 의미가 없다”며 “이는 한국이 DMB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국부 유출”이라고 아쉬워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출혈 경쟁이 중국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중국에서 낮아진 가격이 지상파DMB를 도입했거나 검토중인 독일·인도·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가격을 낮춘다고 하지만 이후에 다시 제값을 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칩과 계측기 등 장비를 싼 값에 공급하면 그 악영향이 몇 달 후 국내 DMB단말기 업체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도 자명하다. 중국기업이 한국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 데 오히려 한국기업이 도와주는 꼴이다. 실제로 해외업체가 생산한 지상파DMB 단말기가 곧 국내에 등장한다고 한다. 대만의 한 회사가 한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지상파DMB 겸용 내비게이터가 그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단말기도 연말쯤이면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상파DMB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분야다. 국내 업체들끼리 진흙탕 싸움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 독자는 기자에게 보낸 e메일에서 “ADSL·VDSL·중계기 장비 분야에서 이전투구하다가 기술 유출되고 주문도 못 받고 결국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도산한 업체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며, “대책은 못 세울 망정 왜 불나방처럼 반복적으로 불 속으로 뛰어 드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해외진출에 앞서 해외진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왜 해외로 나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IT산업부=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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