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도 혁신이 필요합니다.”
지난 달부터 이노베이션 글로벌 기업 한국IBM 마케팅 부문을 맡게 된 이상호 상무(41)의 첫 마디는 역시 ‘이노베이션’ 이었다. ‘혁신하자’ 는 슬로건 수준 이상의 구체적인 방법론도 가지고 있었다.
“IBM이 내건 전체 사업 전략은 ‘온 디멘드’ 입니다. 이는 IT와 비즈니스를 결합하자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IT는 IT,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였습니다. 지금은 비즈니스에 접목한 모든 솔루션을 기반으로 종합 IT서비스 제공업체로 거듭나자는 게 IBM의 새 비전입니다.”
한 마디로 마케팅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상무의 ‘혁신 마케팅론’이다.
“종합 IT서비스 제공업체를 위해서는 전 분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처럼 제품· 애플리케이션·서비스·컨설팅이 개별적으로 움직여서는 시너지를 낼 수 없습니다. 시장에서 최고의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서로 통합하고 묶어야 합니다. 필요하면 각 조직 별로 나눠져 있는 마케팅 자원을 묶어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이 상무는 비즈니스 환경이 바뀐만큼 마케팅 전략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시장이 다양화되고 고객 입맛이 까다로워 지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전략으로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크로스’ 혹은 ‘퓨전 마케팅’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
“마케팅은 전투부대 격인 영업 부문이 움직이기 전에 시장을 만들고 분위기를 띄우는 게 목적입니다. 또 영업이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세일즈(영업)을 위한 양 날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마케팅입니다. 한 마디로 후방 지원군인 셈이죠. 기본에 충실하면서 이전과 다른 다양한 전술이 필요합니다.”
이 상무는 최근 마케팅을 총괄하게 됐지만 마케팅 업무 자체는 낯설지 않다. 지난 91년 IBM에 입사 후 엔지니어·기술 영업·프로젝트 매니저 등 여러 부문을 경험했지만 주로 신규 사업을 도맡으면서 간접적으로 마케팅을 경험했기 때문. 바로 직전에는 전략 컴퓨팅 사업 본부장을 거치면서 직접 마케팅 업무까지 관여했다.
“IBM에서 여러 분야를 맡았지만 우연잖게 그리드·리눅스와 같은 신규 사업을 주로 맡아 왔습니다. 신규 비즈니스 속성상 마케팅은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업무입니다. 전사 차원의 마케팅 업무는 처음이지만 업무 자체는 상당히 익숙한 상태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마케팅 전략의 방향과 원칙을 명확하게 세울 수 있던 것도 이런 경험이 한 몫 했습니다.”
이 상무는 “IBM은 ‘혁신’을 모토로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IBM의 모습을 보여 주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앞장 서겠다”라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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