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O간 기업결합 심사 내달 결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신청한 SO 간 기업결합 심사가 내달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서는 방송계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심사 대상은 현대백화점계열 HCN과 CJ그룹의 CJ케이블넷이 각각 인수한 대구지역과 충남지역 SO 간 기업결합 두 건이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 심사를 계기로 방송시장에 대한 공정경쟁 원칙 적용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간 방송위가 주도해온 케이블TV 정책 관련 대안 제시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계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기업결합심사 신고를 받은 ‘HCN과 대구중앙케이블TV북부방송’ 간, ‘CJ케이블넷과 모두방송’ 간 기업결합 관련 심사보고서를 최종 마무리짓는 단계에 들어섰으며 내달 공정위원 9인 전원회의에 상정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달에는 전원회의에 상정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두 건의 기업결합이 성사되면 그간 케이블TV 경쟁지역이던 대구북부와 충남지역이 각각 HCN과 CJ케이블넷의 독점지역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경쟁제한성 여지가 있는지 △소비자가 독점 시장의 폐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지 등을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그간 SO 간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전례가 없다. 이는 방송위원회 케이블TV정책의 기본 골격인 ‘프랜차이즈’(지역독점) 정책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그러나 최근 방송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까지 포함, 검토에 들어가는 등 방송시장의 공정경쟁 원칙 제시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공정위 관계자는 “SO 간 기업결합을 불허할지는 9인 전원회의 결정사항이지만 불허 결정을 내릴 경우에 제시할 방송정책 대안 등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안 없이 무책임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공정위가 즉흥적인 판단이 아닌 방송시장 전반에 대한 새로운 원칙 마련까지 고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송위 관계자는 “9인 전원회의 결정 전에 방송위가 직접 방송정책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방송위로선 기업결합 불허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기업결합 심사의 당사자인 HCN과 CJ케이블넷은 가능한 한 의견 표명을 자제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