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허용하고 한쪽에선 막고….
티유미디어가 성인채널을 허용받고도 실제로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티유미디어는 지난 12일 방송위로부터 ‘미드나잇’을 성인채널로 승인받았다. 미드나잇채널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가 제공하고 있는 성인채널이다. 방송위측은 DMB 성인채널이라는 점에서 직접 실사까지 해 청소년 접근 차단장치를 점검했다. 그 결과 공인인증서 도입 등으로 청소년 보호장치를 갖춰 승인하게 됐다는 배경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따라 티유미디어는 지난 15일부터 오후 10시∼새벽 6시 월 5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티유미디어는 아직도 ‘좀더 완벽한 방송을 위해 준비중’이라는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복잡한 티유 측 속내를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는 방송준비를 완전히 마쳤으나 주위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지상파 재전송 문제도 제대로 풀리지 않은데다 방송위가 승인한 성인방송 문제도 예상 외의 돌출변수에 직면했다.
시민단체는 ‘양질의 콘텐츠보다는 쉽게 돈 벌 수 있는 성인콘텐츠에만 집착한다’고 티유미디어를 비난하고 있다. 당초 사업허가 시 성인채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허가받고 나니 성인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사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는 마찬가지다. 명분에 맞지 않게 위성DMB가 성인콘텐츠 방송으로 확산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방송위는 허용했다. 주무기관인 방송위가 허용했는데 같은 정부기관인 ‘윗선’에서 막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인채널의 유·무해 공방과는 다른 차원의 논리기 때문이다. 정책의 일관성 역시 마찬가지다. 성인채널의 사회적 확산과 이해집단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명분이었으면 처음부터 제도적으로 막았어야 맞다. 그런데도 이미 스카이라이프가 같은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동일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고 방송위 역시 승인했는데 방송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정부기관 한쪽에서는 승인해 주고, 또 다른 쪽에서는 가로막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기관 내에서만이라도 제발 엇박자를 내지 말아달라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IT산업부· 박승정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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