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우리 부서에서 봉사활동을 나가려고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을까요?”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회사 내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이처럼 자진해서 좋은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손을 내밀어 오는 직원들만큼 든든한 후원자는 없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지출비는 평균 0.17%로 일본 기업의 0.13%보다 높다. 미국의 월마트 재단도 0.05%로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지출비 평균보다 훨씬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느끼는 만족도는 23.5%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돈을 쓴 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사회공헌활동 백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의 79%가 기부이고, 이 중에 94.4%가 금전 기부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처럼 ‘돈만 쓴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 거냐’는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최근에는 몇몇 기업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4시간, 많게는 10시간씩 자원봉사 활동을 의무화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이젠 일반 소비자도 어느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위기관리용인지, ‘남들이 다 하니깐’ 따라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그 기업의 경영철학을 담은 사회공헌활동인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느끼지 못한 채 조직적으로 동원되다시피 하는 자원봉사에 흔쾌히 나서는 임직원은 없다. 그런 마음으로 나선다면 과연 자원봉사 현장에서 그 원래 취지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전달이 되겠는가.
올바른 사회공헌활동은 기업, 고객 그리고 내부 고객인 임직원까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 미국의 한 회사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똑똑한(smart) 비즈니스’라고 표현했다. 우리 기업도 이제는 기부를 하거나 임직원이 자원봉사를 하더라도 그 기업의 철학과 가치가 느껴지도록 ‘따뜻한(heartwarming) 비즈니스’를 해야 할 때다.
◆이효영 LG전자 홍보팀 대리 enjoylife@l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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