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기기 구매도 해외에서.’
e베이 등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PC 주변기기 구매가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차가 심해지고 해외 사이트에서 국내 출시 이전 상품까지 유통되면서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아예 주변기기를 전문으로 살 수 있는 해외물품 구매대행 업체까지 등장했다.
◇국내는 좁다=대만 PC 주변기기 업체 에이오픈코리아는 이달 초 ‘I975XA-YDG’ 주기판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신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맞는 CPU를 구할 수가 없었던 것. 이 때문에 100개 미만 소량 예약판매를 실시했지만 예상 외로 하루 만에 다 팔렸다. 알아본 결과 소비자가 제품 출시 뉴스를 외신에서 보고 해외 사이트에서 이에 맞는 CPU를 구매한 상태였다.
이 회사 오병찬 팀장은 “관련 사이트에 알아보니, 우리 신제품뿐만 아니라 판매채널 등에 공급되는 엔지니어링 샘플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며 “일부 소비자는 국내 판매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항의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다나와 등 국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는 PC 주변기기를 해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방법과 이를 대행하는 업체 소개 글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인텔 ‘메롬’ CPU 등 국내에서는 오는 7월에야 볼 수 있는 신제품에는 네티즌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환율 하락이 부추겨=해외 온라인 사이트가 ‘페이팔’ 등을 이용, 결제수단을 간소화하면서 과거 마니아층에서만 이뤄졌던 주변기기 해외구매가 일반화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차를 이용한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
실제 애슬론64 3000 등 국내 인기 CPU는 배송료를 제외하고도 국내 판매가보다 10%가량 싸게 살 수 있는 곳도 많다. 게다가 중고제품을 사거나 대행업체를 거쳐 대량 구매하면 추가 인하도 가능한 실정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은 단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대량 구매해 판매하는 일도 있다”며 “가뜩이나 가격 하락에 고심하는 판매상에는 악재”라고 말했다.
주변기기뿐 아니라 노트북PC 등 완제품 해외구매도 늘고 있다. 노트북PC는 고가인만큼 관세가 문제지만 중고로 표시하는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배터리·패널 등 국내 판매가와 차이가 많이 나는 노트북PC 주변기기는 해외 구매족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
◇시장은 커진다=전문가들은 몇년 전부터 의류 등 일반 소비재 제품 해외구매가 일반화되고 있는만큼 주변기기에도 이런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옥션 등 경매사이트 등의 ‘학습 효과’도 뛰어나 국내 네티즌의 해외 사이트 이용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배송료·관세·AS유무 등은 주변기기 구매 시 유의해야 하는 사안. 일부 제조사는 현지 판매제품에만 AS를 해주기 때문이다.
다나와 측은 “최근 제품이 시판되면 실시간으로 해외가격과 비교하는 등 해외구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구매 전 대행 사이트가 믿을 만한지, 배송료는 얼마인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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