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동차 부품소재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R&D 투자’와 ‘납품선 다변화’를 통해 기존 현대자동차에 목맨 상황을 극복하는 ‘홀로서기’ 노력이다.
국내 디젤엔진 흡배기 모듈 1위 기업 진명21(대표 노성왕)은 회전용적형 워터펌프의 로터 개발을 다시 시작했다. 과거 4년여 동안 추진하다 포기했던 분야지만 회사 경쟁력은 기술 확보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단지공단 클러스터 사업과 인근 대학 및 연구소의 도움으로 개발은 급진전을 이뤘고 조만간 미국, 일본에 특허 출원하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일본 도요타 자동차, 미국 GM 등과는 제품 수출도 협의 중이다.
한주금속(대표 정삼순)은 올들어 자체 부설연구소의 연구 아이템과 인력을 확대했다.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10명 이상으로 높였고, 비철금속 분야로 연구개발 영역을 넓혔다. 자동차 부품소재 경량화 추세에 따른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 트렌드에 뒤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일본 등 해외로 납품선을 다변화해 놓았다.
자동차 의장업체인 일우정밀(대표 정승규)도 최근 자체 자동차용 핸들연구소 설립에 착수했다.
이 같은 울산 부품소재 기업의 변화는 계속되는 환율 불안과 고유가 행진에 이어 현대차 그룹 총수의 구속 사태까지 겹치면서 본질적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울산의 부품소재 생산기업은 인근 창원이나 마산, 구미 등 다른 산업도시내 기업과 달리 1개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400개 부품소재 기업의 90% 이상이 현대자동차만 바라보고 공장을 돌린다.
울산 산업단지 관계자는 “대기업 한 곳에 전적으로 의지하다보니 R&D 투자는 물론 납품선 다변화도 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생존을 위한 보다 본질적인 대책찾기를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울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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