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설립한 시스템업체가 승승장구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베라리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 겸 부사장인 김진씨(39).
베라리는 매년 100%씩 성장, 현지 애널리스트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스템업체로 꼽혔다. 올 매출은 1000억원으로 이미 전 세계 3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28일 방한한 김진 창업자는 “블레이드 서버 분야만 따지면 베라리는 IBM과 1, 2위를 다툴 정도”라고 말했다.
9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김 부사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 스타일. 집안 형편 때문에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던 그가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89년. 고등학교 친구들과 서버를 판매하다가 아예 고객 주문대로 서버 섀시 설계에 나섰다. 90년대 당시에는 PC CPU로만 쓰였던 AMD 애슬론 CPU를 장착한 서버를 내놓기도 했다.
“AMD 측에서 어떻게 AMD CPU로 서버를 만들 수 있냐고 문의가 왔었어요. 그게 계기가 돼서 AMD가 서버용 CPU(옵테론)를 직접 개발하게 됐습니다.”
AMD가 옵테론을 설계할 때 베라리의 AMD 서버를 사용했음은 물론이다.
베라리의 성공 비결은 특허 기술인 수직냉각기술. 대기 순환 이론을 응용, 공기를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고 랙에다 산업용 팬을 달아 발열을 줄였다.
“하나를 해결하니 나머지 문제는 도미노처럼 풀리더군요. 다른 제품은 보통 전기 누수율이 60%에 이르는데 베라리 제품은 15∼20%에 불과합니다.”
블레이드 서버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베라리의 시스템 설계 기술은 IBM 등 수많은 시스템 업체의 모방 대상이 됐다. 베라리는 현재 1년 내 나스닥에 진출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우고 있다.
“표준 서버 시대가 열리면서 기술을 가진 신생 서버업체가 IBM 등 공룡 기업을 위협할 정도입니다. 하드웨어업체라면 무조건 저평가부터하고 보던 월가도 그 기회를 보고 기업 재평가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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