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유통 총판업체 A사. 최근 A사는 꽤 큰 재판매 업체(리셀러)가 다른 총판업체와 손잡으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고객 중에는 A사 서버를 쓰는 고객이 많았고 리셀러가 떠나면서 고객 정보도 함께 사라졌다. 리셀러가 고객 정보를 다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종 고객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고 있다. 수요처 동향을 몰라 제 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재고만 쌓이는 일도 흔하다. 심지어 군소 유통업체는 영업사원만 회사를 그만 둬도 고객 연락처 조차 몰라 허둥지둥하기도 한다.
마지막 고객의 중요성은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인식 전환에서도 알 수 있다. “유지보수 서비스는 고객과 꾸준한 대면 접촉하는 업무입니다. 유지 보수를 통해 고객 요구도, 다음 프로젝트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
대고객 서비스인 유지보수가 다음 비즈니스를 위한 연결고리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고객 관리에 관해서 만큼은 델을 벤치마크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대학 중퇴생의 PC가게를 세계적인 IT 유통업체로 키운 델의 ‘다이렉트 모델’에는 고객 관리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델의 파워는 무엇보다 데이터베이스의 힘에서 나온다. 델에는 고객 이력을 철저하게 기록한 일종의 ‘디렉토리 북’이 있다. 신참 영업사원이라도 이것만 있으면 고객 사정을 훤히 알 수 있다. 담당 직원이 바뀌어도 영업력이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다.
델코리아 측은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할 때,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힘들었지만 이제 델의 중소기업 데이터는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업 계획도 고객 정보에서 출발한다. 델은 매일 아침마다 영업 실적을 리뷰하는데 세부 고객 동향과 함께 목표 계획을 내놓도록 강조한다. 델은 전통적으로 제품이 아닌 고객 별로 영업사원을 배치해 왔다. 때문에 영업 사원은 고객이 필요한 모든 것을 팔 준비가 돼 있다.
시스템 업체도 최종 고객을 잘 아는 유통업체에 더욱 유리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HP는 총판보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업체에 마진을 더 챙겨 준다.
유통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중간자 역할이지만, 그동안 시스템 유통업체는 생산자(벤더)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왔다. 이제 그 무게 중심을 바꿔야 한다. 한 대형 총판업체 임원은 “총판 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최근 직접 고객 사이트를 발굴하는 팀을 만들었다”면서 “총판 비중과 고객 사이트 발굴 비중을 5대 5 수준까지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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