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화제작 ‘진삼국무쌍BB’가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진삼국무쌍BB’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PS2용 타이틀 ‘진삼국무쌍’을 PC온라인으로 개발한 작품이다.
최근 코에이가 일본에서 이 작품을 발표할 당시 세계 각지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진삼국무쌍BB’가 국내에 정식 서비스될 경우 기존 액션 중심의 온라인게임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유사한 플레이를 지향하는 위메이드의 ‘창천’, 웹젠의 ‘일기당천’ 등과 치열한 4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게임명가 코에이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진삼국무쌍BB’가 마침내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킬러콘텐츠가 없는 CJ로선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화제작을 직접 서비스함으로써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CJ인터넷 내부 검토에서 ‘진삼국무쌍BB’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다른 문제점이 없으면 CJ인터넷이 서비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해진 수순일 뿐
업계에서는 ‘진삼국무쌍BB’가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될 것으로 관측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꼽고 있다. 하나는 CJ인터넷이 현재 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CJ는 당초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초반에는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후 유저들이 많이 떠나 이 게임을 통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에이와의 관계는 매우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신뢰의 분위기가 차기작인 ‘진삼국무쌍BB’를 서비스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한번 거래를 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지속적으로 거래를 유지하는 풍토가 있어 이러한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또 CJ측도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진삼국무쌍BB’ 발표회에 다수의 임직원을 파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국내 퍼블리셔 한 관계자는 “현재 CJ는 국내 어떤 업체(퍼블리셔)보다 유리한 협상 위치에 있어 ‘진삼국무쌍BB’가 국내에 서비스된다면 CJ쪽으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근거는 코에이측이 국내 퍼블리셔들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업체가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때는 여러 업체를 놓고 저울질 하는 것이 보통인데 ‘진삼국무쌍BB’의 경우 그러한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진삼국무쌍BB’ 퍼블리싱에 관심을 갖고 코에이측에 협의해 볼 것을 문의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분위기로 볼 때 CJ로 확정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J인터넷이 ‘진삼국무쌍BB’를 라인업에 추가하면 일본산 온라인게임만 ‘이스 온라인’ ‘은하영웅전설 온라인’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 총 4개를 거느리게 된다.
이제 업계 분위기는 ‘누가 ‘진삼국무쌍BB’를 퍼블리싱 할 것인가’보다는 ‘‘진삼국무쌍BB’가 서비스될 경우 국내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 ‘창천’ ‘일기당천’ 등과 4파전 불가피
‘진삼국무쌍BB’의 국내 서비스가 가시화되면서 그 시기가 언제쯤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코에이측은 당초 이달 중 자국 서비스 이후 한국 서비스란 일정을 잡아놓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정이 뒤로 미뤄지는 바람에 한국 서비스 일정도 올 하반기로 늦춰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가정해 볼 때 코에이측이 퍼블리셔를 공식 선정하는 시점은 E3가 끝난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늦어도 5월 중에는 퍼블리셔를 선정할 것이란 얘기다.
‘진삼국무쌍BB’는 PS2용 액션게임 ‘진삼국무쌍’을 PC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개발 당시부터 커다란 화제를 불러 모아왔다. 게임의 주된 골격은 삼국지의 유명한 전투들을 배경으로, 장군이 된 유저가 끊임없이 몰려드는 수백명의 적들을 물리치고 최종적으로는 상대방의 우두머리를 사실하거나 거점을 모두 확보해 승리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일개 사단과 맞먹는 한 명’ 스타일의 플레이를 선보였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삼국지’라는 익숙한 배경으로 세계 유저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코에이는 이 게임 하나로 개발사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으며 초기 PS2 보급에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이런 대작이 온라인게임으로 개발돼 서비스되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한바탕 풍랑이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게엄업체 한 마케터는 “현재 일본에서 ‘진삼국무쌍BB’의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연기돼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사항만 살펴봐도 대단히 파괴적”이라며 “액션 중심의 온라인게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 하반기와 내년 사이에 공개될 예정으로 있는 위메이드의 ‘창천’, 웹젠의 ‘일기당천’,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등 차기 대작들이 ‘진삼국무쌍BB’와 유사한 플레이 방식을 표방하고 있어, 4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작품은 모두 ‘개미처럼 몰려오는 적군들을 나 홀로 물리치고 앞으로 전진한다’는 기본 컨셉트가 동일하다.
이 가운데 ‘창천’과 ‘일기당천’은 중국 무협이 배경이며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은 X박스에서 성공한 타이틀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를 하나씩 비교해도 ‘진삼국무쌍BB’의 장점이 가장 많다. 중국 무협에서 백미로 손꼽히는 ‘삼국지’가 배경이며 이미 PS2와 X박스 시장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흥행성이 검증된 작품이 원본이다. 또 개발사 코에이는 ‘신장의 야망 온라인’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으로 PC온라인에 대한 경험이 결코 적지 않은 회사다. 위메이드, 웹젠, 판타그램 등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 성공 낙관하기엔 이르다
한 개발사 대표는 “게임의 주 연령층인 10대 사이에서 삼국지에 대한 인지도는 예전과 달리 낮은 편”이라면서 “패키지 작품이 온라인으로 개발됐을 때 성공한 사례가 드물어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크게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PC 타이틀 기반의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경우, 초반에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저들이 외면하는 등 고전한 사례는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MMORPG들을 위협할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와 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는 요소만 갖춘다면 대단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유저들이 일본 온라인게임에 대한 호응이 낮은 것은 성향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라며 “높은 동시접속자수 유지에 필요한 아이템과 성장 시스템, 퀘스트, PVP 등을 탄탄히 받쳐준다면 ‘진삼국무쌍BB’의 성공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퍼블리셔가 코에이를 설득해 한국 아이템을 추가하는 등 사전 조율과 서비스 전반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잘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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