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장에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의 시청 점유율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온미디어의 점유율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CJ미디어가 엑스포츠를 인수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채널상품 변경 움직임도 향후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동의 1위 온미디어 주춤=지난해까지 온미디어는 평균 30%대의 점유률로 MPP 시장에서 독주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점유율이 30%를 계속 밑돌고 있다.
1분기 평균 점유율은 27%대에 그쳤으며,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의 점유율은 24.3%까지 떨어졌다. 10대 이하의 시청자가 많은 온미디어의 채널 특성상 개학 등 시기적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들어 나타나는 점유율 하락세는 뚜렷하다.
이영균 온미디어 팀장은 “개학 시즌과 콘텐츠 공백기가 공교롭게 겹쳐서 일시적으로 시청률이 하락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자체제작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론칭하면 하반기부터는 다시 시청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SO의 채널변경도 주시해야=최근 SO들은 케이블 요금 정상화의 일환으로 채널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채널변경의 핵심은 채널 묶음을 요금별로 다양화하는 것으로, 인기 채널들을 고가 상품군인 기본형이나 경제형에 편입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이 같은 채널변경은 만화·스포츠·게임·드라마 등 인기 채널의 시청 가능 가구수 하락 및 MPP의 점유율 하락과도 직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고가의 기본형 가입자는 1300만 전체 케이블 가입가구 중 100만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일부 지역의 SO는 스포츠와 영화 등 인기 채널들을 고가 상품군에 편입하고 있다. 최근 MPP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채널변경 작업에 나서지 않은 SO들도 먼저 채널을 변경한 사업자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5월부터는 채널변경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점유율 구도 변화조짐=CJ미디어는 최근 종합 스포츠 채널 엑스포츠를 운영하는 썬티브이를 인수했다. 썬티브이는 공격적인 콘텐츠 확보로 점유율을 높여오던 채널이다.
엑스포츠의 가세로 CJ미디어는 점유율 경쟁에서 한층 힘을 얻게 됐다. CJ미디어는 엑스포츠의 점유율을 합산하는 단순 계산으로도 MPP 점유율 2위인 MBC플러스를 넘어서는 등 2위로 치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MPP 점유율 2∼5위권을 유지하던 지상파계열 PP들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SO들의 채널변경 전략의 하나가 스포츠와 드라마 채널을 고가 상품군에 편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상파계열 MPP들의 입지도 흔들릴 개연성이 높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채널변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MPP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6년 MPP 점유율 변화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