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표준화 몇년째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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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쿼터스(u) 시티의 등장으로 지능형빌딩시스템(IBS)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내 기술표준화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정부의 소극적인 기술표준화 전략으로 첨단빌딩 자동화와 전력제어·공조·컨트롤러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국내 산업의 성장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IBS에 대한 국내 KS규격은 지난 2004년까지 건물 자동화 및 시스템, 상호동작성 수용절차에 등에 대한 ISO의 4개 규격을 도입한 뒤 추가 제정이 되지 않고 있다. 기술표준원 측은 2004년 이후 ISO의 나머지 3개 규격의 표준화가 더는 진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KS규격도 추가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수행해온 IBS코리아는 2년 전부터 ISO 연구과제를 종료하고 홈네트워크 관련 사업인 지능형아파트 인증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IBS코리아 측은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는 백넷(BACNet)의 멀티서비스전송플랫폼보다는 일반 전력선통신(PLC) 방식을 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엔지니어들의 일반적인 견해”라며 “가정이 아닌 업무용 빌딩에서는 백넷이 주로 이용되지만 표준화 수요가 없어 제정이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의 얘기는 다르다. ISO가 유럽식 IBS 통신표준인 백넷의 표준화에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는 워킹그룹 내에서 다양한 표준화가 시도되고 있으며 코넥스(CONNEX) 등 민간포럼 위주의 표준화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코넥스는 최근 국제전기표준회의(IEC) 규격으로 새롭게 제안됐고 미 애실런사의 독자표준인 론웍스도 올해 중순께 미 전기전자공학회(IEEE)에 표준으로 등록되면서 국제표준으로서 공식적 지위를 확보, IBS표준화가 ISO가 아닌 다른 표준화 기구 위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통해 중국 등 신흥 건설시장에 대한 표준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설기환 지멘스 부장은 “시장표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국제표준화에 참여해 국내 IBS에 호환제품이 대거 도입되도록 해야 향후 지능형 빌딩의 안전, 에너지절약, 관리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표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시장은 몇몇 선도업체의 독자적 기술표준에 따라 구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첨단형 빌딩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몇몇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문현 코오롱정보통신 팀장은 “표준화가 돼야 여러 업체가 골고루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건설사 위주가 아니라 유지보수 업체, 건물 사용자 위주의 산업구도를 만들 수 있다”며 “오픈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 유럽과 달리 국내 시장은 업체들의 독자적인 프로토콜, 제품에 종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넷은 미국냉열공조기술인협회(ASHARE)가 제정한 자동제어 표준으로 ISO와 국내 KS의 개방형 규격으로 채택돼 있으며, 코넥스는 백넷을 기반으로 하드웨어 분야 표준화를 활발히 하고 있는 민간포럼 위주의 표준을 말한다. 론웍스는 미 애실런사가 만든 독자 표준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