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통신망 지방이양 배경과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자가통신설비 관리 감독 지자체 이양에 따른 통신사업자의 문제제기

 자가통신망의 관리·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했을 때 우려되는 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의 반발이 예상되고 효율적인 국가통신망 구축과 관리가 어렵게 된다. 특히 전국 규모 대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자가망을 구축하거나 확대하려 할 때 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우려된다. 또 기존 기간통신사업과 허가 역무 등 기존 통신규제의 무력화도 예상된다.

◇자가통신망 관리·감독 이양 배경=각 지자체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지방 국도 통신 자가망을 확대했다. 지자체는 자가망 구축비용이 통신사업자 임차 망에 비해 10∼20%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능형교통시스템(ITS)망 구축으로 인한 각종 정보를 지자체가 보유할 수 있으며 통신망 설치 및 유지보수를 통해 각종 관리 부서(통신통제센터) 확대, 고용창출효과, 통신망 구축 주도권 확보도 가능하다. 자가통신망 관리감독권의 지자체 이양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자가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지만 신고 및 확인, 시정명령·과징금·과태료 부과 등은 각 지방 체신청에서 하도록 돼 있어 지자체는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미 불법 구축(?)=그러나 전국적 규모의 통신설비를 보유한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드림라인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자가통신설비가 지금도 목적 외 수단(전기통신기본법 및 사업법의 통신사업 보호를 위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지 못하도록 한 정통부 고시)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은평구와 자체 행정망을 구축한 바 있으며 한국도로공사가 지방국토 관리청과 자가통신설비를 연계, 목적 외 사용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자가통신망은 대역폭이 넓어 한번 구축한 망의 활용 측면에서 목적(ITS 등) 외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통신사업자는 “지자체가 자체 자가통신설비에 관리·감독 기능을 갖는 것이어서 자체 설비의 관용으로 이어져 본연의 기능이 유명무실하게 되고 타인의 통신을 못하게 한 감시기능의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기 대처 미흡 ‘우려’=정통부에 따르면 자가통신설비는 현재 총 138개 공공기관에서 설치·운용중이며 지자체는 18기관(13%)을 차지하고 다른 지자체도 설치를 추진중이다. 중복투자 논란이 나오는 배경이다. 상위 지방자치단체(광역시·군 단위)뿐만 아니라 기초 지방자치단체(시·구)에서도 독자망을 갖출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구축중이기 때문이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전국망은 유휴설비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자체 간 경쟁적 구축을 감시, 견제할 방법은 없다. 이는 지난 90년대 후반 공공기관의 무차별적 자가통신망 구축을 막기 위해 파워콤(한국전력이 2대주주)·드림라인(도로공사가 2대 주주)·EPN(송유관공사가 투자) 등 독립법인 형태로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받은 정책을 무위로 돌리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국가 전시 및 비상 재해시 법에 규정된 자가 통신설비를 비상 통신망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간통신사업자와 접속해야 하지만 각 지자체가 다수 기간통신사업자와 협조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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