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산업단지는 60년대 석유화학 등 특정 공업단지로 출발해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1900만평에 석유화학과 자동차 및 부품소재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로 조성돼 왔다.
‘울산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글로벌 공급기지 구축’이라는 비전 아래 부품업체의 대형·전문화, 연구개발 역량 강화, 부품수출 역량 제고가 추진되고 있다. 울산광역시와 온산, 미포 등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내 수많은 기업 중 400여개의 핵심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과 산업단지 내 100여개 중소 부품소재기업에 혁신클러스터의 촛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울산단지 혁신클러스터 추진단(단장 임육기)은 ‘일관성’이란 말로 추진단 활동을 대변한다. 타 지방 산업단지와 달리 지역 혁신의 두 주체로 꼽히는 울산 테크노파크와 울산 클러스터 추진단이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 테크노파크 원장과 혁신클러스터 추진단장을 겸하고 있는 임육기 단장은 “두 기관 모두 지역 혁신 추진 및 지원기관이라는 점에서 한몸처럼 활동하고 혁신클러스터 사업은 자동차 부품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울산만의 특색이자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클러스터추진단이 꾸려진 이래 초년도는 산학연 및 정부간 인적 물적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연구기관 유치와 연구개발역량 강화 등 기반을 구축한 해로 기록된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 기원기관간 전문 인력교류, 연구개발 장비 공동활용, 기술 및 지식교류 등의 온라인 네트워크화 및 중심 허브로 산업클러스터 통합정보망(http://ulsan.e-cluster.net)을 가장 잘 활용해 체계적 지원 및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이 바로 울산이다.
사업 2년차를 맞는 올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그간의 네트워크 구축 등 기반구축을 바탕으로 사업에 가속도를 붙여 혁신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는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우수 인력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며 나아가 국내외 자동차부품 업체 유치와 자동자부품 모듈화·국산화·핵심기술 개발 지원 등 글로벌 부품업체로의 육성 및 유치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올 2년차에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자동차 부품 소재 기업에 대한 예산을 집중 편성함으로써 클러스터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원기관협의회 구성 및 운영, 울산시와 울산과학대 등 7개 기관과 과학기술정보망 연계운영, 특허정보원과 울산산업TP 등과의 특허관련 정보교류 협약 등 매주 수차례 회의와 협약·제휴·공동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운영위원회·포럼·세미나·교류회 등을 지금까지 300여회정도 개최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준다.
특히 104건의 공동기술개발과제를 발굴해 97건을 지원했고, 혁신역량 강화 및 혁신분위기 확산과 사업추진능력 제고를 위한 정례 워크숍, 완성차 및 부품업체의 전문가 초청특강,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에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임 단장은 “R&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산학연 연계 연구센터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공동과제 또한 끊임없이 발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클러스터사업의 핵심인 미니클러스터 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현재 의장, 엔진 및 파워트레인 등 모듈화 근접 분야에 3개 미니클러스터와 모듈화 기술지원분야의 소재 경량화 미니클러스터 등 4개 미니클러스터가 운영중이며 혁신요소별 특성에 맞춰 차체용접과 열표면처리 등 2개 서브(SUB)미니클러스터가 구성·운영되고 있다.
성공 사례 가운데 하나로 파워트레인 미니클러스터 회원사 H사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높은 불량률로 기업이미지 훼손과 제품 생산 활동에 애로를 겪던 중 추진단 소개로 기술혁신 중소기업 A사를 만났고 추진단과 A사, H사의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 불량률을 2% 줄이고 연간 3억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앞으로 추진단은 회원수 증가로 인한 미니클러스터의 비효율적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요소별 특성에 따른 서브미니클러스터 구성과 운영을 확대해 사업효율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임 단장은 “(미니클러스터는) 형식적이거나 비생산적 운영을 지양하고 주제와 목적이 분명한 실질적 교류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회원사의 참여율 제고를 위해 활동 내용과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혁신의 창출과 확산을 위한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외국계 자동차 부품기업의 참여를 통한 개방형 클러스터로 발전을 유도하는 한편 대학, 연구소 등의 보유기술 기업이전 체제 마련, 지역혁신사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울산시 오토밸리 사업과의 연계 방침도 세웠다.
◆기업 애로 해소 성공모델 `유창파워텍`
자동차 휠 전문 생산기업 유창파워텍(대표 여창모)은 울산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초기 대표적인 기술애로 해소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기업이다. 국내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휠이 아닌 강철로 만든 휠 디스크를 주력 생산 품목으로 32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철제 제품이기에 대부분 수출용 차량 바퀴에 쓰이며 2년여 전부터 자체 수출에도 성공해 올해는 3억원 어치의 물량을 수출 목표로 잡고 있다.
98년에 설립해 올해로 9년째를 맞는 유창파워텍이 몇년 전부터 고민해 온 것은 공정 단축을 통한 인력난 해소와 비용 절감이다. 그동안 몇몇 공정에서는 자체 연구를 통한 부분적인 단축에 성공을 거뒀지만 둥그런 굴곡 부분의 휠 디스크에 총 6개의 구멍을 뚫는 과정은 휠 생산에 가장 핵심적이고 어려운 공정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기술 애로의 핵심은 기존에 하나씩 6개를 뚫어야 했던 과정을 한 번에 뚫을 수 없는가였다. 이 회사 기술총괄 최영신 부장은 “일단 3D 직종에 단순 반복 작업이다보니 하려는 사람이 없고 그래서 해마다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사람이 바뀌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기계가 할 일인데 자동화하자니 설비투자에는 돈이 많이 들고 뭔가 해법과 결단이 필요해 지난해 추진단을 찾아 상담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추진단의 경제적 기술적 도움을 받아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애로기술 과제에 지원했고, 전문 컨설팅과 추진단 실무자와의 상담 및 공동 회의를 수차례 거듭한 후 자동화 설비 도입을 결정했다. 휠디스크를 돌려가며 한개씩 구멍을 뚫던 과정을 6개의 각도에서 한번에 구멍을 뚫는 자동화기계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다시 상담과 회의를 통해 설비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은 최대로 거두기 위한 실무 연구가 이어졌다.
올초 유창파워텍은 지난해까지 최대 8만개였던 연간 생산 능력을 20만개로 끌어올렸다. 2배가 넘는 능력이다. 인력난을 해소해 인건비 등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 유창파워텍은 올들어 지난해보다 10억원 늘린 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제품 생산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기고-울산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 임육기 추진단장 yklim@e-cluster.net
알다시피 지역별 혁신클러스터 조성은 기존 생산중심으로 운영되던 산업단지의 기능을 연구·개발·지원 서비스를 강화한 혁신주도형 구조로 전환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국가균형개발을 도모하고자 현재 반월부터 원주·구미·울산·창원·광주·군산 등 7개의 혁신클러스터 시범단지가 운영 되고 있다.
울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업체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자동차부품의 글로벌 공급기지’로의 구축을 비전으로 현재 활발한 혁신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 클러스터추진단이 출범한 후 짧은 기간이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엔진모듈·의장모듈·파워트레인·소재경량화 등 4개 미니클러스터와 혁신요소별 특성에 따른 차체용접·열표면처리 등 2개의 서브(SUB)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며 지역내 19개 기관이 참여한 지원기관협의회 구성과 운영, 대학 102명, 연구소 24명, 지원기관 14명, 기타 15명 등 155명의 기술분야 혁신인력과 대학 2명, 연구소 1명, 지원기관 18명, 기타 14명 등 35명의 경영분야 혁신인력이 합심해 R&D 58건, 인력양성 15건, 마케팅 5건, 경영일반 52건 등 지난달 20일 현재 130건의 과제를 발굴, 111건을 지원했다. 이는 산학연관이 신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구축과 활동에 나서 일궈낸 결과물이다.
기업을 지원하는 일에 지원기관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에는 ‘내가 해야 된다’ 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식의 혁신주체 간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지원사업이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됐고, 따라서 실질적인 기업지원에 있어서 걸림돌이 작용한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울산은 지난해 7월 지역 내 17개 지원기관이 ‘지원기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원기관간 협력·협약 으로 일관성 있는 지원사업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또 지원기관 실무자가 한자리에 모여 지원기관간 기업지원을 위한 연계방안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여 혁신주체 기관간의 협력적인 네트워크 활동에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울산 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채 1년이 못돼 이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믿는다. 이 성과를 시발점으로 올 들어 지속적인 기업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경영상의 애로발굴과 해소를 위해 우리 추진단과 지원기관협의회는 기업과 지원기관간의 브로커링 역할을 넘어 현장 중심의 네트워크활동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방침이다.
추진단과 협의회의 역할과 책임은 지역활성화의 측면에서 볼 때 다양한 분야와 업무에서 나타나고 추진돼야겠지만 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기업의 가려운 곳이나 아쉬운 점 등을 찾아내 긁어주고 해결해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추진단과 협의회 관계자가 가져야 할 기본 의식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혁신클러스터 추진 활동이 특정 산업단지 내 입주업체에 한정돼 있다보니 울산 단지 내 기업을 제외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제한적인 지원밖에는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울산이 자동차 부품 관련 국내 유일의 혁신클러스터인 만큼 산업 단지내 기업뿐 아니라 울산광역시 전 지역에 산재한 부품 소재기업이 고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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