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전 국립중앙극장장이 문화관광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되면서 게임업계가 기대 반 우려반으로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화부에는 과거 영화감독 출신이었던 이창동씨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초기에 산업적인 마인드가 없어 게임업계의 속을 태운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단 ‘잘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 3대 게임강국 진입, 게임산업의 장기비전 확립, 양극화 현상의 해결 등 산적해 있는 게임업계의 과제들을 과연 김 장관내정자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집중 조명해 본다.
김 장관내장자는 국립중앙극장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극장장을 연임하며 경영자로서 발휘한 능력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월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국립극장의 장이 돼 공연장 가동률과 극장 수입, 재정자립도 등을 높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정부산하 성과급적 연봉제 공무원 가운데 최고연봉(1억1909만원)을 받았다.
# 문화경영 성적은 일단 합격점
문화부는 차분한 가운데 신임 장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장예술인 출신이지만 행정가로서 능력을 검증받아 문화부 차기 장관으로 내정된 것이 그 이유다. 문화부의 이같은 기대는 업무와 관련해 치밀하고 엄격하다는 평이 전해지면서 더욱 커지는 눈치다. 게임산업과에서도 김 신임장관가 게임분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업무를 파악해 현안들을 처리해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극장을 경영하는 것과 산업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더군다나 문화부의 경우 순수 예술과 산업, 종교와 체육 등 서로 성격이 다른 다양한 업무가 산재해 있어 과연 게임산업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능력을 보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일수 밖에 없다. 또 신임 장관이 업무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개월에서 많게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 게임산업 이해해야 정책 지원 가능
업계에서는 신임 장관의 첫번째 과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꼽고 있다. 게임을 산업이 아닌 순수문화나 예술로 접근하고 이해하고 있다면 이러한 시각을 신속히 교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장관을 이해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동안에는 담당자들이 할 말을 못하고 각종 제도나 법의 시행도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임 장관이 게임을 산업으로 이해하는 기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게임업계는 정부의 든든한 지원 속에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게임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정통부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역학관계를 정치적으로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통부도 진대제 장관이 물러나면서 신임 장관이 게임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개양상이 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진 장관의 경우 게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오히려 문화부 장관보다 더 빠른 행보를 보이는 등 문화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문화부와 정통부 장관이 모두 바뀐 상황에서 신임 문화부 장관이 양 부처의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게임산업의 지도도 달라질 수 있다.
세번째로 현재 진행중인 게임업계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핵심을 조속히 인식해야 한다. 게임산업의 경우 산업 자체보다는 사행성이나 중독성 등으로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게임산업의 핵심이 아니라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지난해 출범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2010 게임산업전략위원회’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장관이 바뀌었다고 정책목표까지 흔들린다면 수년동안 공들인 전략사업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뛰어난 경영능력이나 행정처리는 이미 검증을 받은 만큼 게임업계의 산적한 문제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 장관내정자가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데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영화인 한계 극복이 가장 중요
업계에서는 김 장관내정자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만약 신임장관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그가 속했던 영화 등 순수예술 분야를 편애할 경우 중대한 시점에서 손을 놓고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김 장관내정자가 장관으로 발탁된 배경이 영화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어 그가 영화 등 특정 분야에 신경을 집중할 경우 다른 산업은 찬밥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협회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이 점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은 영화분야 등에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와함께 게임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영향력도 있어야 하지만 김 장관내정자는 이 점에 있어서도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통과에 실패한 ‘게임산업진흥법’을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적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5월 이후에나 국회를 통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정치력이 약하기 때문에 정통부와의 ‘밥그릇 싸움’에서 밀리거나 이같은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김 신임장관가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안들을 원만하게 처리해 나가도록 적극적으로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명곤 장관 내장자의 입각에 따라 게임업계는 문화부 내에서 비교적 게임산업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폈던 차관과 차관보에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새롭게 바뀐 차관과 차관보 모두가 전임 문화산업국장으로 게임산업을 깊이 경험한 때문이다.
차관과 차관보라는 자리가 장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 각종 조언을 해 줄수 있는 자리다. 이들이 신임 장관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유진룡 차관의 경우 문화산업국장 시절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로 이번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차관의 경우 2001년 온라인게임이 성숙할 당시 문화산업 국장을 지내며 게임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어 업계로부터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이보경 차관보도 2003년 게임산업국장을 지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신임장관에게 게임산업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위해 정책 결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해 잘 아는 만큼 충분히 업계 대변자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차관과 차관보가 문화산업 국장을 역임한 만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것 같다”며 “게임업계에 있어 올해는 중요한 이슈가 많은 만큼 문화부 고위층에서 게임산업을 챙겨 준다면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거 문화산업국장을 역임했다고 해서 게임산업에만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차관이란 자리가 문화부 전체를 조율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업 국장을 거친 만큼 게임산업을 이해하는 정도나 관심도는 분명 다를 것으로 보인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삼성 파운드리 “올해 4분기에 흑자전환”
-
2
속보코스피, 미국-이란 전쟁에 한때 6100선 내줘…방산주는 강세
-
3
중동 리스크에 13.3조 투입…금융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 가동
-
4
단독[MWC26]글로벌 로봇 1위 中 애지봇, 한국 상륙…피지컬AI 시장 공세
-
5
정부, 중동 리스크 총력 대응…시장안정 100조·정책금융 20조 투입
-
6
단독서울시, 애플페이 해외카드 연동 무산…외국인, 애플페이 교통 이용 못한다
-
7
2조1000억 2차 'GPU 대전' 막 오른다…이달 주관사 선정 돌입
-
8
코스피, 7% 급락…개인투자자 '저가 매수' 노렸다
-
9
CDPR,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무신사 컬래버 드롭 25일 출시
-
10
세계 1위 자동화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넘어 '다음 로봇' 전략을 찾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