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THQ코리아 지사장 "박상근"

최근 X박스360이 발매되면서 콘솔 등 패키지 시장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반짝 스타처럼 어느새 사라질 것이고 다시 침체의 늪을 헤맬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THQ코리아의 박상근(40) 지사장도 “올해 목표는 매출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라며 패키지 시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X박스360이 출시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PSP 타이틀 시장도 처음엔 분위기 좋았어요. 그런데 불법 게임파일이 전파되면서 메모리 스틱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결국 패키지 시장은 항상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죠.”

THQ코리아 박 지사장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THQ는 글로벌 퍼블리셔 가운데 하나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작 타이틀을 일부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스맥다운’ 시리즈다.

 

 # 스맥다운 시리즈로 유명세

 이 게임은 미국 프로레슬링을 게임으로 만든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레슬링의 박진감과 화려한 연출, 시원한 액션 등은 타 레슬링 게임을 월등히 능가한다.

이 게임의 시리즈는 국내에 대부분 소개됐으며 모두 약 16만장이나 판매됐다. 그러나 이 외의 타이틀들은 신통치 않다. 얼마 전에는 동명의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PC게임으로 제작해 시장에 내놓았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 영화는 ‘해리포터’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알리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팔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지사장은 “PS2의 보급율이 높아지고 라이트 유저가 늘어났다 싶었는데 다시 하드코어 유저만 남은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적합한 아이토이나 삐뽀사루 등 캐주얼 게임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소니가 이러한 방향의 마케팅을 그만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이트 유저는 하드코어 유저들과 달리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떤 게임이 출시되고 언제 나오며 특징이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따라서 판매 순위나 주변의 말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그래서 광고나 CF 등을 통해 본 게임만 구입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시들해지는 것이다. 박 지사장은 이를 해소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게임기 아닌 완구 개념으로 달라져야

그는 “PS2는 이제 게임기가 아니라 완구의 개념으로 컨셉트를 잡아야 합니다. 성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재미와 정보를 알려줘야죠. PSP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지사장은 지난 94년 한겨레 정보통신에서 처음 게임 분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여기서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담당했고 게임은 그 가운데 작은 분야였지만 앞으로의 비전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긴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에서 마케팅과 라이선스 사업을 추진했고 미국지사가 설립되면 그 곳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많은 인맥과 해외 퍼블리셔와 폭넓은 관계를 가지게 됐고 THQ코리아 지사장이 된 것도 탄탄히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 콘솔의 미래는 커뮤니티에 달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콘솔 커뮤니티를 거론했다. 유저들을 결속시키고 정보를 교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커뮤니티인데 콘솔 타이틀들은 이러한 것을 수행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도 커뮤니티가 생성되지 못하면 생명력이 짧다. 박 지사장은 ‘스맥다운 온라인’을 운영하며 온라인 시장에 대한 욕심을 부렸으나 쉽지 않았다. PC 플랫폼과 달리 모든 콘솔 제품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결국 콘솔 작품을 PC온라인으로 이식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피파’ 등이 이러한 모델로 진행되고 있죠. 앞으로 이러한 케이스는 증가할 것이 분명하고 내년이면 온라인게임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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