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호 창간특집기획](3)특별좌담-모바일게임 새 패러다임을 만들자

모바일게임 산업이 격변기에 접어들었다. 게임전용폰의 등장으로 3D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고, 와이브로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이에따라 창간 2주년을 맞아 지난 8일 오후 본사 사무실에서 모바일게임 산업의 현 기술력을 진단하고 향후 청사진을 제시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컴투스, 게임빌, 넥슨모바일, XCE 등 국내 주요 게임개발사 및 플랫폼업체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날 좌담회에서는 기술력보다는 개발 환경의 문제점과 이렬 해결할 과제에 대한 집중 토론이 있었다. ‘모바일게임 새 패러다임을 만들자’란 주제아래 김병억 본지 취재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심충보 : 국내 모바일게임 기술력은 해외와 비교하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 2002년도까지는 국내 모바일게임 수준은 세계 최고였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업체와 비교하면 더이상 세계 최고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그동안 해외 업체들의 경우 주변환경이나 기술을 조직화 시킴으로써 국내 기술력을 따라온 것이라고 봅니다.

 

소태환 : 네, 심이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중심에 있는 이통사의 경우 점유율만 고민하지 콘텐츠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것 같습니다. 콘텐츠의 개발이 가져다 주는 순이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게임의 역사가 짧고 휴대폰 환경이 열악해 모바일게임 개발이 어렵습니다.

 

심충보 : 모바일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기술력만 갖고 승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올해 북미지역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로 기존 게임을 단순히 인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게임 개발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임빌의 경우에도 ‘원버튼 게임’ 등의 창의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등 창의적인 게임 개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특화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점에서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의 그래픽이나 프로그램 분야에는 문제가 없지만 기획력 부문에서는 해외와 비교해 많이 뒤쳐진다고 봅니다.

 

김온 : 모바일 플랫폼을 따져도 해외와 비교해 많이 낙후돼 있다고 봅니다. 비록 CDMA를 처음 상용화한 나라이고 SK텔레콤 등 통신사가 무선인터넷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은 많이 뒤져 있다고 봅니다. 삼성의 경우만 봐도 해외 소프트웨어는 인정하면서도 국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모바일 분야의 악순환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소태환 : 제가 볼때는 기술적인 이슈로 경쟁하는 것은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응용기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심수광 : 아직 힘든 상황이라고 봅니다. 해외의 경우 모바일게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프라 구축에 힘써 국내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ADSL의 보급이 잘돼 모바일게임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더 이상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지 않음으로써 해외업체에 뒤쳐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게임 개발이 뒤진 상황에서 PSP 등의 휴대용 게임 개발은 더욱 요원하다고 생각됩니다.심수광 : 예전에는 시장 환경이 좋았죠. 그러나 현재는 너무 열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네트워크 게임이 활성화 되야 하는데 요금체계로 인해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태환 : 소비자들은 이미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개발사들도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다운로드 요금이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모바일게임은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플랫폼이 게임보다는 다른 분야에 포커스가 맞춰져 개발된다는 점도 모바일게임의 개발을 뒤쳐지게 하는 요소라고 봅니다.

 

심충보 : 해외 개발사를 벤치마킹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개발에서 게임빌은 1세대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 업체들이 게임빌의 개발력을 앞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고민하던 중 제작시스템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해외에서는 꾸준히 제작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하며 개선을 시키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발 1, 2년차인데도 불구하고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나옵니다. 그러나 국내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시스템보다는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개발의 맥이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서입니다.심수광 : 우선 ‘컴투스 축구’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SK텔레콤에만 서비스할 것을 고려 개발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이는 모든 통신사에 서비스하기는 힘들다는 내부 판단때문입니다. 또한 경쟁사 게임과 해외쪽 벤치마킹을 많이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기술적 검토하고 특별한 기술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주효했다고 생각됩니다.

 

소태환 : ‘컴투스 축구’가 갖는 의미는 환경이 그만큼 더디게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개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게임빌이나 넥슨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개발력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는 아직 개발사들의 자본력이 뒷받침해주질 못합니다. 이것은 주변환경의 제약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온 : 재미있는 것은 SK텔레콤이 게임포털이나 3D게임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인프라 구성에 너무 부족합니다. 통신사들이 기본적인 인프라 구성에 대해 좀더 고민하면 이런 고민들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소태환 : 네트워크는 올해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디스플레이 기반은 변하지 않겠지만 네트워크가 모바일게임 변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와이브로나 HSDPA 등으로 패러다임이 바뀔수 있다고 봅니다.

 

심충보 : 저희는 올해 HSDPA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올해 사업계획서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와이브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고속 네트워크가 올해 키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이나 후년엔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입니다.

 콘텐츠의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는 ADSL이 보편화되던 온라인게임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당시 ADSL이 보편화되면서 멀티플레이 게임이 많이 나왔습니다. MMORPG등이 그것입니다. 모바일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컴투스가 MMORPG를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보며 게임빌도 현재 MMORPG를 개발중인 상태입니다. 이것은 상품화 단계까지 온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 게임들은 온라인게임처럼 커뮤니티 중심으로 갈 것입니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국내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소태환 : 넥슨모바일은 온라인게임과의 연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은 온라인에서 휴대용으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술에 온라인과(온라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연동할 수 있는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심수광 : 지난해 MMORPG를 준비하면서 시간상 너무 빠른것 아니냐는 내부 고민이 많았습니다. 패킷 요금 부담 등이 기술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HSDPA나 와이브로 등 통신료가 적어지는 쪽으로 기술이 흐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감히 게임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당장은 폭발적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고객들에게 좀더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고 시장 선점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개발사에서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휴대폰에 적합한 형태의 게임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김온 : 휴대폰이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토론자 중에 휴대폰 제조업체가 없어 토의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그러나 휴대폰이 PC화 될 것이라는데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PC화 된다 해도 온라인을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폰과 PC는 엄연히 다른 플랫폼입니다. 각 플랫폼이 갖고 있는 특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PC화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심충보 : 휴대폰 발전에 대해 말하면 최대 성능을 내기 위해 하드웨어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엔비디아에서는 지난주 휴대폰에 삽입되는 칩셋의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이것은 PC에 있는 그래픽 카드나 사운드 카드의 성능까지 가능합니다. 앞으로 휴대폰에 이같은 PC수준의 장치가 탑재될 것이라고 봅니다. 예전 노트북의 경우 워드프로세서로만 생각했지만 현재는 PC와 똑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휴대폰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콘텐츠는 PC와는 다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심수광 : 게임빌 심충보 이사와 같은 생각입니다. 스크린 사이즈나 버튼의 단순함은 모바일게임의 한계가 아니라 특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휴대폰 게임에 적합한 게임이 등장하는 배경입니다. 컴투스의 ‘붕어빵 타이쿤’은 화살표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PC에서 한다면 재미없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과거 PDA가 휴대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PDA기능이 휴대폰으로 들어갔습니다. 최근에는 MP3, TV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앞으로 집약된 휴대폰 기능이 성장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소태환 : 여러 기능이 탑재되는 휴대폰을 보면 모바일게임은 더욱 퇴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현재 휴대폰들은 모바일게임보다는 다른 기능들에 더 초점이 맞춰져 개발되고 있습니다. 휴대폰에서 게임을 하기에 적절한 기능들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휴대폰에 모바일게임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들이 첨가됐으면 합니다.소태환 : 기술에 대한 대응 문제는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큰 관점에서 볼때 기술적인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까 잠시 언급됐던 개발시스템의 구비가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자본력을 만들거나 시장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로 보면 충무로에서 감독 한명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럴 수 없습니다. 헐리웃 형태의 영화가 제작되면서 여러 분야로 세분화됐습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들도 현재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제작기법이나 툴을 도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심충보 : 기획, 개발, 마케팅 3분야로 나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기획분야에서는 창작성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개발에서는 3D기술 발전과 네트워크 준비를 해야 하고요. 마케팅에서는 운영과 커뮤니티를 잘 이끌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마케팅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봅니다. 플랫폼별 장벽이 없어지면서 온라인게임과도 경쟁의 구도로 들어설 것입니다. 예전엔 모바일이 다른 플랫폼으로 귀속됐지만 점점 휴대폰 사양이나 3D게임이 출시되면서 온라인과 비슷한 경쟁을 할 것입니다. 이럴때 마케팅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온라인에 다시 귀속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김온 : 플랫폼도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바기반으로 보면 예전 자바의 특징이 한번 만들면 자바가 들어간 이통사마다 다른 OEM때문에 호환이 어려웠습니다. 최근 자바에서는 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국내 이통사들은 장담못하지만 플랫폼 업체가 원하다면 진행하면 됩니다. 디바이스로 보면 여러 디바이스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시장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선 작업을 통해 유선에서 VM을 지원하고 있으며 VK와도 협력, PMP 환경이 지원되는 디바이스도 늘어날 것입니다.

 

심수광 : 작년에 대응하는 플랫폼만 따져보면 13개 정도였습니다. 중소규모 개발사가 대응하기 어려운 플랫폼 수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시장까지 대응하기엔 벅차다고 봅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위치관계가 명확히 만들어져 시장이 성숙되야 한다고 봅니다. 개발사의 위치에서 모바일환경에 맞는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퍼블리셔가 서비스하는 형태로 시장이 발전해야 합니다. 개발사들은 어떤 게임을 출시해야 할지에 더욱 고민해야 하고 퍼블리셔는 어떻게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김온 XCE 마케팅 팀장

- 소태환 넥슨모바일 개발실장

- 심수광 컴투스 개발이사

- 심충보 게임빌 해외사업본부 본부장

<취재부 webmaster@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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