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한국산 온라인게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게임이 영화·드라마·가요에 이어 한국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한류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대만,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동시에 1000여 만명의 게이머들이 한국산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게임이 그 나라의 문화와 정신을 간직한 문화콘텐츠라는 점에서 이는 단순히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인해 우리나라가 세계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국가로 새롭게 인식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문화적 파급효과를 거두는 효자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동시접속자 1만명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회원수가 적어도 70만명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동접 1000만명은 7억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지구촌 전체 인구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접 1000만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그동안 한국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 지역 진출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으로 진출지역을 크게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성이 검증됐거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작게임들이 대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올 한해동안 1500만명 이상의 동접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은 그 나라의 문화가 녹아있는 종합예술”이라며 “이같은 게임을 지구촌 인구의 8분의 1이 즐기며 한국의 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한국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쾌거”라고 평가했다.
더게임스가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온라인게임의 국내 동시접속자수는 2월 말 현재 모두 174만2000명이며 해외 동시접속자수는 59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동시접속자수가 766만5000명이다. 여기에 해외에 진출한 중소 개발사들의 게임을 모두 합치면 1000만명 달하는 지구촌인이 같은 날 한국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 98년 엔씨 ‘리니지’가 게임 수출 효시
한국 온라인게임의 세계 진출은 지난 98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대만으로 수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기반으로 현재 해외에서 80만에 가까운 동시접속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NHN도 일본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25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며 게임포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와함께 글로벌 게임의 선두주자인 ‘라그나로크’가 28개국에 서비스되며 동시접속자 75만명을 기록, 한국 알리기에 가장 크게 공헌하고 있다.
넥슨도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게임들이 해외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 100만명에 달하는 해외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엠게임의 ‘열혈강호’와 이모션에서 서비스하는 ‘오디션’도 각각 47만명과 45만명의 동시접속자를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로 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을 빼고는 게임에 대해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산업적 영향력이 커졌다. 북미를 비롯한 유럽지역에서도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회사인 게임스마스터스닷컴(Games-Masters.com)의 하워드리 총괄책임자는 “유럽에서 한국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현지에 맞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 GE, 썬 등 대작으로 1500만 동접 달성 코앞
전세계에 게임을 통한 한류열풍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NHN, CJ인터넷 등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대작게임과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경우 전세계 동시접속자는 최대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카트라이더’, ‘팡야’ 등의 게임이 아직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데다 대작 게임의 해외 진출도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카트라이더’는 현재 중국에서 오픈베타 테스트를 준비중에 있다. 한국에서 20만명에 가까운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만큼 중국에서는 100만명 이상의 동접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넥슨에서 일본 공략의 첨병으로 ‘카트라이더’를 고려하고 있어 일본 온라인게임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팡야’도 일본과 태국에서 대박게임으로 자리잡았지만 아직 중국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다. 이들 외에도 캐주얼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향후 이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인들의 ‘한국산 게임열풍’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대작게임인 ‘로한’, ‘썬’, ‘그라나도 에스파다(GE)’ 등의 해외진출도 지구촌 동시접속자 1500만명 달성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게임이 ‘WOW’이지만 이들 대작게임들의 경우 이미 국내서 ‘WOW’의 인기를 누를 정도로 파워가 있는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GE’는 중국과 일본, 대만지역과 동남아 지역 수출도 끝난 상태로 오픈베타 스탠바이만 기다리고 있다. ‘썬도’ 중국과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두가지 게임만으로도 글로벌 동접이 500만명 이상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업체들의 본격적인 해외진출도 1500만명 동시접속자 기록을 앞당겨줄 요인이다.
열림커뮤니케이션 방갑용 사장은 “아직까지 해외진출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라며 “올들어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 지구촌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매김
전문가들은 “게임은 21세기를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게임이 문화가 집결된 종합예술이란 점에서 게임을 서비스 한다는 것은 ‘문화를 파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1000만명이 동시에 한국산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1000만명이 한국 문화를 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게임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게임을 개발한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많은 궁금증과 함께 호감을 갖기 때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린 이후 세계인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은 문화상품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잘 보여준 사례인데 게임의 경우도 월드컵 못지 않은 경제·정치·문화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7억명에 달한다는 것은 전세계 인구의 8분의 1이 온라인게임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1000만명의 게이머가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만큼 한국의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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