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김영달 아이디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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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서 배워 밖에서 판다.’

 김영달 아이디스 사장(38)은 얌전하고 말쑥한 외모와 달리 강단진 성격의 CEO다. 그런 김 사장이 요즘 자존심을 걸고 추진하는 과제는 국내 시장 1위 달성이다. 아이디스는 세계 보안영상저장장치(DVR)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겨루면서도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해 본 적이 없다. 3위권 안팎을 맴돌았다. 수출 시장 개척에만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목표는 국내 시장 1위다. 보통 국내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한 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들과는 다른 절차를 밟는 셈이다. 이유는 뭘까. 김 사장이 해외 시장에서 겪은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다.

 “우리가 수출한 제품을 사들인 해외 보안업체들은 부가기능을 달아 더 비싼 가격으로 되팔고 있었습니다.”

 아이디스는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고객과 만나는 업체들은 더 큰 부가가치를 얹고 있었던 것.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순간이었다.

 해답은 고객에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시장 1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그걸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죠. 고객의 피드백을 충실히 만족시키면서 좀 더 고급제품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세계 시장 전략을 다시 짤 생각입니다.” ‘고객으로부터 배우자’는 전략인 셈이다. 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외 법인도 하나씩 늘려갈 생각이다.

 국내 시장 1위를 위해 가장 먼저 메스를 들이댄 것은 사후관리망이었다. “아이디스 제품의 사후관리가 허술하다는 얘기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객 불만이 접수된 지 24시간 안에 해결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고 강하게 추진했습니다. 지금은 고객 불만의 95% 이상이 24시간 내 해결됩니다.” 김 사장은 “올해 국내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사업의 핵심부도 조금씩 불려나가기로 했다. 보안과 네트워크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DVR 외에 다른 보안 시장도 그의 시야에 잡혔다.

 “와이브로망과 연동한 DVR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DVR를 이용하면서 와이브로 접속지역에서 저장영상을 자동으로 전송, 저장하도록 하면 저장용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죠. 보안 시장 전반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연계해 할 수 있는 다른 신규 사업들을 찾아내려 합니다.”

 김 사장은 “나는 행복한 CEO”라고 했다. “현재 DVR 시장이 탄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나 성장성의 한계에 쫓기지 않고도 신사업 구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DVR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강단지게 파온 김 사장이 새로운 도전에 그의 자존심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사진=윤성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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