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한국HP 전인호 서버스토리지 총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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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솔레미오∼”

지난 1월초 한국HP 2006년 킥오프 대회 직원친선 시간. 유명한 남성 성악가 ‘루치아노 파파로티’로 변장하고 나타난 전인호 한국HP 서버 스토리지 총괄 상무 모습에 전직원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노래말까지 정확하게 구사한 완전 변신에 직원들은 배꼽을 잡으면서도 “어쩜 상무님은 일할 때처럼 놀 때도 완벽함을 추구할까”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 에피소드를 들으며 기자는 “과연 전 상무 모습”이라고 맞장구쳤다. 무슨 일을 하든지 A부터 Z까지 모두 파악하고 보는 평소 전 상무의 모습과 정확히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머리 속에는 제품 기술 정보, 마케팅 정보는 물론이고 본사 CEO 특성, 글로벌 컴퓨팅 시장, 경쟁사 정보가 항상 실시간으로 입력된다. 유소년 같은 앳된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송곳’ 같은 날카로움의 경쟁력은 여기서 나온다.

“HP가 컴팩을 인수하던 2002년, 국내 지사 통합을 진두지휘하는 인수위원회 수장 역할을 맡았면서 M&A 관련 서적을 독파했었습니다. 정말 배우는 게 많았어요.”

이같은 성품 덕분에 전 상무는 HP 제품의 장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극대화 할 줄 아는 인물로 꼽힌다. 그만큼 경쟁사의 허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고백하면, 기자도 중대형 컴퓨팅의 ‘심오’한 세계를 전 상무의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눈을 떴다.

전 상무의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한국HP는 지난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40%가 넘는 경이적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덕분에 일복도 터졌다. 올 회계연도부터 유닉스 서버 뿐 아니라, x86 서버, 스토리지까지 총괄한다.

완벽을 기하는 스타일이지만, 그의 리더십 색깔은 무지개빛이다. 다양성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직원 채용 때도 부하 직원과 같이 면접을 본다. 권한과 책임을 나눠가지는 것이다. 지원자의 학벌 같은 정해진 잣대는 애써 외면한다. “부하 직원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으면 서로 시너지를 내 열심히 일합니다”며 전 상무는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전 상무는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포스코 재직 시절 철두철미한 업무 수행을, HP 칼리 피오리나CEO 시절에는 다양성에서 나오는 힘을, 현재 마크 허드 CEO에게는 실행력을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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