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 간 무선 콘텐츠 사전 심의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으나 기존 민간 자율심의 기구의 역할이 모호해지고 ‘새로운 정부 규제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텔레콤·KTF는 최근 윤리위와 무선 콘텐츠 사전 심의를 위한 심의(검수) 비용 책정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 본지 2005년 11월 25일자 1면 참조
이통사 측은 당초 무료 심의를 고려했으나 윤리위가 심의에 투입되는 인력·비용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건당 심의비를 받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례에 준해 개별 콘텐츠제공업체(CP)들과 비용을 조율중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통 3사 무선 인터넷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CP들이 윤리위를 통해 자발적으로 불법·유해성 여부를 심의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이통사 내부 CP가 아닌 독립 CP에 국한해 자율 심의를 추진중인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 무선인터넷콘텐츠자율심의위원회는 ‘윤리위와 KIBA 본연의 역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내달 말까지 별도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최동진 KIBA 기획실장은 “무선인터넷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이통사 내부 CP가 윤리위 심의를 받게 되면 사실상 KIBA 자율심의위 역할은 크게 축소된다”며 “무엇보다 민간 자율 심의를 위해 탄생한 KIBA와 콘텐츠 사후 심의에 초점을 맞춘 윤리위의 역할이 당초 취지에 역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리위는 이통사 CP들이 무선 콘텐츠 유해성에 대한 사전 검증을 원하지만 현재 윤리위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행석 정보통신윤리위 심의실장은 “이번 사전 심의 논의는 지난해 성인물에 대한 검찰 단속 이후 사업자 스스로 안전장치를 원해 추진된 것”이라며 “법적으로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무선 콘텐츠 사전 심의에 대해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 자율기구보다 윤리위가 사회적인 신뢰성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정부 규제를 철폐하는 추세에서 사업자 스스로 정부 기관을 찾아간 것은 윤리위가 유일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P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칫 무선 콘텐츠에 대한 심의 논의가 심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유지하려는 KIBA와 윤리위원회의 힘 겨루기로 번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CP와 기관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협력 모델 및 기구 설립을 서둘러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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