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력기기 시험평가의 중요성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화재사고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화재의 주요 원인은 전기 누전을 들 수 있다. 전선의 노후화와 하나의 콘센트에 지나치게 많은 가전기기 플러그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전기기기의 작동불량과 낙뢰 등 누전의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태풍이나 지진, 낙뢰 등 천재지변으로 정전이 되거나 까치 등 조류로 인한 송배전 선로의 고장, 염분과 먼지 등 오손에 의한 애자 파손으로 발생하는 정전사고 역시 큰 재해를 가져온다.

 물론 천재지변이나 과실로 인한 화재와 정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하지만 전기화재와 정전사고는 심각한 인명과 재산상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전력기기 제조회사가 제품 성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하며, 시험 평가기관이 철저하게 이들 기기를 검증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기에 의한 재해는 인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든 중전기기 제품은 엄격한 국내 및 국제규격에 따라 시험·평가되고 있다. 국산 중전기기는 수입국의 요청으로 네덜란드의 전력기술연구소(KEMA)와 이탈리아의 전력중앙연구소(CESI)에서 시험평가를 받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전기연구원이 발행하는 인증서를 가지고 수출을 하는 제품이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기연구원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 지원을 받아 ‘중전기기 기반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합성투입 및 차단시험설비 △합성진상전류시험설비 △초고압 절연시험설비 △오손환경연구시험설비 등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이제는 세계 3대 중전기기 시험평가기관으로 발전하게 됐다.

 지난 2003년 12월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인증기관인정기구인 SINCERT로부터 국제 공인 전기제품 인증기관으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됐으며, 국산 및 해외 중전기기에 대해 KERI-CER(한국전기연구원 제품인증기관)라는 이름으로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최초로 배선용 차단기, 누전 차단기, 전자개폐기, 퓨즈 등 저압 보호기기와 저압 중전기기 제품에 대해 국제전기기기인증제도(IECEE)가 공인하는 CB인증시험기관(CBTL)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개발 제품 성능 인증 및 검사 지정 시험연구원 자격을 획득함으로써 GQ마크 및 단체표준품질인증제품 등에 대한 성능인증은 물론이고 공장검사도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국제적 수준의 중전기기의 시험평가 및 인증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국산 중전기기의 성능향상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기산업의 발전과 외화 가득을 통한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중전기기는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중전기기를 생산·판매할 경우 여기에 소요되는 시험료가 만만치 않다. 중동지역이나 유럽 국가에 국산 제품을 수출할 경우 수요자들이 KEMA나 CESI의 시험인증서를 첨부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엄청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국제경쟁력이 낮아지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전기연구원이 국제 공인 전기제품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국내 중전기기 제조업체들은 생산비용 절감과 국산 중전기기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돼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동시에 국산제품의 국제경쟁입찰 적기 응찰에도 기여하게 됐다.

 특히 전기연구원은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이 뛰어난 성능과 국제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근접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외 중전기기 업체의 과학기술자들과 전력 관련 정책담당자들에게 대전력 고전압 시험기술 연수교육을 비롯해 제품인증의 원칙, 인증기관 요건, 인증시스템 등에 관한 전문교육도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기반이 국내 전기 관련 기기의 대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국내에 구축된 다양한 시험설비와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해 제품 수출에 도움을 받기를 기대한다.

◆김호용(한국전기연구원 시험평가본부장) hykim@k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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