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이 산업 전반에 확산돼 기업의 설비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수출의 호조와 내수 경기 회복의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기 위해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상반기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27.3% 증가할 것으로 보여 조기 경기 부양의 ‘직효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주요 업종별 200대 기업의 설비 투자는 지난해보다 16.1% 증가한 50조2000억원. 이 가운데는 생산 투자보다 R&D 투자의 증가 폭이 더 커, 기술 위주의 산업 구조 개편도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반도체는 지난해 수준=전자부품은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및 현지 생산 확대로 36.6%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는 작년의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일부 기업의 구조조정 마무리로 84.6%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 역시 주력 수출 품목인 휴대폰·LCD모니터 등의 글로벌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꾸준히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장비 산업인만큼 올해의 설비 투자 역시 지난해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의 내수 및 해외 수요로 지난해 설비 투자가 큰 폭으로 이루어졌으나, 올해는 지난해의 투자에 따른 상대적 감소와 해외 현지 생산 확대로 작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 투자 비중 감소, R&D 투자 비중 증가=올해 설비 투자의 특징은 신제품 생산·기존설비 확장 등 생산 투자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R&D·합리화 투자 바중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신제품 생산과 기존 설비 확장 등 생산 투자의 비중이 작년의 72.3%에서 올해 68.8%로 낮아지는 반면 R&D 투자 비중은 작년의 4.7%에서 올해 6.1%, 합리화 투자 비중은 18.1%에서 18.7%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화(53.6%) 및 정보화(27.6%) 투자도 지난해에 비해 큰 폭 증가가 예상된다.
투자 재원 조달은 내부 유보 자금에 의한 조달 비중이 작년의 75.1%에서 올해는 69.8%로 낮아지는 대신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을 통한 조달 비중은 10.2%에서 14.8%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애로·세제 지원 등 지원책 다양=산자부는 설비 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계부처와 업계 대표가 참석하는 민·관투자협의회를 투자 애로 해결 창구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한 성과 평가 분석을 실시해 실효성 제공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투자, R&D 관련 세제 지원 등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금 지원도 이루어진다. 산업은행 9조원, 구조개선자금 1조5000억원, 협동화기금 2800억원, 산업기반자금 3150억원 등이 지원된다. 특히 혁신형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최저자본금제도를 폐지해 그간 부진했던 중소기업의 투자 여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2015 산업발전비전과 전략’에 맞춰 주요 업종별 특성에 맞는 ‘투자 활성화 방안’이 마련된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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