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밍서비스 쑥쑥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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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동통신 로밍서비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휴대폰 번호와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자동로밍 서비스가 지난 2001년 첫선을 보인 지 불과 5년 만에 한 해 전체 이용자수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동통신 3사의 로밍 매출만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국제 간 이동통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대중화 원년을 맞는 올해에는 SK텔레콤·KTF 양대 사업자가 로밍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어서 지속적인 급성장세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로밍 사업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이용자수는 180만명을 넘어섰고 매출 규모도 800억원에 육박했다. 5년 전 자동로밍 서비스를 출시할 당시 이용자수 4만2300명, 매출 46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0배, 20배 성장한 셈이다. 이 같은 성장세의 근원이 된 해외 여행객은 지난해만 전체 이용자수 180만명 중 140만여명이나 됐다.

 SK텔레콤은 CDMA 17개국과 WCDMA 5개국 등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동로밍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 양방향 SMS 자동로밍·해외위급특보 등 서비스 종류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1분기에는 삼성전자로부터 CDMA와 유럽형이동통신(GSM) 자동로밍폰을 출시한 뒤, 하반기에는 WCDMA 자동로밍까지 수용하는 휴대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KTF는 그동안 다소 미진했던 국제로밍 사업 본격화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KTF는 5일 국내 처음으로 CDMA·GSM 자동로밍이 가능한 월드폰을 LG전자와 함께 출시하고, 세계 82개국을 대상으로 자동로밍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에 따라 매년 50% 신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매출 150억원에 이용자수 20만명을 기록한 KTF의 국제로밍 서비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활성화의 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KTF는 일본 NTT도모코와의 제휴에서도 WCDMA 국제로밍을 핵심 협력사업으로 선정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체 매출의 10%선까지 로밍사업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KTF는 자동로밍 월드폰 출시를 기념해 한 달간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독일월드컵 참관 기회를 제공한다.

 LG텔레콤 역시 아직 절대규모는 미미하지만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자는 9만여명, 매출액은 84억원 정도인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를 합칠 경우 지난해 국제로밍 이용자는 200만명을 훌쩍 뛰어넘고 총매출 규모도 1000억원선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동통신3사 외에 SK네트웍스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의 실적도 최근 크게 늘고 있어 더욱 낙관적인 시장전망을 낳고 있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 방식은 해외 통신사업자와 직접 회선계약을 하고 제공하는, 이른바 ‘렌털 로밍’이다.

 조영주 KTF 사장은 “절대규모는 아직 왜소하지만 WCDMA가 본격화하면 로밍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향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3세대 로밍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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