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IT 핫 이슈](5.끈)`SW강국 코리아`를 향해

새해는 ‘소프트웨어(SW) 강국 코리아’의 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작년 12월 초 대통령이 직접 나서 “IT코드서 SW코드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이후, SW강국 코리아를 향한 발걸음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SW강국을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외산 소프트웨어업체에 눌려왔던 국내 SW업체들도 “이번에는 한번 해보자”며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강국을 이루기 위한 과제는 여전히 많지만, 정부와 업계의 SW강국 건설 의지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부, 지원 의지 확실=정부의 SW강국 코리아 육성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정보통신부가 매년 국산 SW산업 육성을 외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새해에는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정책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통부는 오는 2010년까지 국내 SW산업 생산 53조원, 수출 5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새해부터 △IT서비스 기업의 전문화와 대형화 △임베디드SW 고급인력 양성 △패키지SW 선도 및 중견기업 육성 △디지털 콘텐츠 세계 일류기업 양성 등 4대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004년 국내 SW 시장규모가 21조원, 수출 규모가 8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통부의 계획은 파격적이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전 산업 분야 원가에서 SW의 비중이 33%에 이를 정도로 SW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핵심 산업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으나, 국내 SW 기업들은 아직 초라하다”며 “SW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업계는 “정통부가 이처럼 SW산업 육성을 위해 강한 의지를 표명한 적이 전례가 없었다”며 반색하고 있다.

 ◇업계, 품질 업그레이드 선언=SW업계의 자구 노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외국계 기업에 밀려 애국심에 호소했던 국산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품질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과거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외산 제품과 경쟁을 피해 저가로만 밀어부쳤던 국내 SW업체들의 자세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제도인 굿소프트웨어(GS)가 국산 소프트웨어 품질 개선의 도구로 자리잡은데다, 국내 업체들도 품질 개선없이는 외국 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품질 업그레이드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조풍연 GS인증사협의회 회장은 “SW강국 코리아의 출발점은 국산 SW 품질 개선에 있다”며 “협의회를 중심으로 국산 SW 품질 개선 운동을 벌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 개선 운동은 해외 수출에도 청신호를 켜고 있다. 국내에서 품질 개선을 통해 외산과 대등한 경쟁을 벌인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끊임없는 품질 개선을 통해 국내 미들웨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서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며 “외산을 확실하게 눌러야만 해외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 토양을 바꾸자=그렇다고 SW강국 코리아가 정부와 업계의 노력만으로 거져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SW산업 토양’의 변화 없이는 SW강국도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하도급 생산이나 하고, 발주처의 눈치나 보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으면 SW강국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이들은 우려한다.

 강태헌 케이컴스 사장은 “SW 제값받기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며 “SW업계가 수익을 내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SW 강국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업체들이 지금처럼 눈 앞의 이익을 만을 고려해 저가 수주 경쟁을 일삼다보면 모두 자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은 “국산 SW가 명품 SW로 인정받아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업계는 제살깎기 경쟁을 지양하고 명품 SW 개발에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대도약 전제조건은…

 정부와 업계는 올해 SW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으로 무엇보다 ‘상생’을 꼽았다. 이미 환경은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중소 SW 기업들은 상생과 공정경쟁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당시 대기업,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SW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선 대·중소기업 간 상생 환경의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언문 채택을 계기로, 상생을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선언문 채택에는 정병철 전 LG CNS 대표, 윤석경 SK C&C 대표, 유병창 포스데이타 대표, 윤석호 삼성SDS 부사장 등 대표적인 SI업체들이 모두 참가했다. 상생 선언문은 △대금 결제 간소화와 현금 결제 확대 △하도급 표준계약서 활용 △수·발주자 간 표준계약서 제정 등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간절히 바라는 내용을 담았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 발주자 대표들 역시 같은 시기에 ‘공공부문의 SW 발주 선진화를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며 상생 분위기에 동조했다. 이 선언문은 △합리적 원가조사를 통한 입찰가 산정 △유지·보수비용에 대한 적정 대가 지급 △하도급 표준계약서 채택 확인 등과 같은 관리강화 방안을 담고 있다.

 정부도 상생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새해를 ‘상생 협력 정착의 해’로 선언한 정부는 이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지속’과 ‘제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10대 그룹·최고 경영층 중심에서 30대 그룹·현업 부서로 상생 협력의 저변을 확대하고, 올해 IT·제조업 중심이던 협력 프로그램을 유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도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률에서는 국무총리 소속 하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장기 기본 계획과 연차별 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술·인력·마케팅 등 성공적 협력 사업과 협력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도 포함된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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