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자체 IT CT산업 중구난방 추진

 전국 각 지자체의 정보기술(IT) 및 문화기술(CT)산업 육성이 지역 특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중앙정부의 예산만을 좇아 중구난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 및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가 비교적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IT및 CT산업의 경우 4∼5개 지자체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로 비슷한 사업이나 유사한 IT 및 CT관련 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는 지자체도 많아 ‘아이템 베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중앙정부의 예산에 의존하다 보니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복투자를 막고 지역별로 차별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태=각 지자체가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대표적인 분야가 영상산업이다. 부산을 비롯해 광주·전주·제주 등 4개 지자체가 인프라 구축과 영상물 제작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부산과 전주(전북)는 영상특구 조성을 위해 정치권까지 동원해 제2영화촬영소를 유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광주와 전주는 고화질(HD) 인력양성센터 설립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이들 지자체 대부분이 영상 미디어지원센터 등 비슷한 기관을 설립했는가 하면 국제영화제도 비슷한 시기에 개최해 대표적인 중복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대전·청주·부천·경주 등이, 애니메이션은 춘천·부천·경주 등이 서로 경쟁하고 있으며 콜센터는 광주와 대구, 부산 등이 다투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가 임베디드 분야를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서자 광주시도 임베디드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또 광주시가 공개 소프트웨어(SW) 중심도시 조성을 천명하자 이번에는 대전시가 뒤늦게 공개SW 도시를 구축하겠다며 관련 기업 및 연구소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로 선정한 지능형 로봇도 거의 모든 지자체가 서로 육성하겠다며 정부에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원인 및 대책=각 지자체의 IT 및 CT산업육선방안이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50%를 밑도는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전략산업을 선정할 때 지역 역량이나 특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우선 기준이 되기 일쑤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산업 육성 공고를 낼 경우 일단 지원하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식 지원’은 물론 다른 지자체의 아이템을 모방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 지자체 IT부서 관계자는 “아무리 전망이 좋은 산업이라도 독자적으로 추진할 만한 재정능력을 갖고 있는 지자체는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면서 “그러다 보니 정부가 얼마나 많은 예산을 지원하느냐가 사업의 향배를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현재 ‘지역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지형도’를 작성중인 임기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각 지역 전략산업은 지역 특성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각 지역별 잠재 역량을 우선시해 특화 육성 전략을 마련하고 각 부처별 중복 예산지원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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