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국내 기업들은 기초 소재를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비싼 값에 일본 등지에서 수입하는 예가 많습니다.”
최병두 유원컴텍 사장(48)이 느끼는 안타까움이다. 첨단 반도체·LCD 공정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업체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반도체나 LCD는 까다로운 제품 특성만큼이나 생산 공정에서도 높은 청정도와 물성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공정 내에서 반도체나 LCD 모듈을 운반하거나 포장하는 데 쓰이는 제품들의 소재도 정전기 방지나 도전성 등의 기능이 부여돼야 한다.
유원컴텍은 바로 이러한 반도체·LCD 공정용 기구에 쓰이는 기능성 소재를 고객의 요구에 맞게 맞춤 개발하는 업체다.
반도체를 포장하는 IC시핑트레이(IC Shipping Tray)나 LCD 셀 카세트(LCD Cell Cassette)용 소재를 주로 만들던 이 회사 최 사장은 올해 굵직한 투자를 2건 진행했다. 지난 5월 플라즈마 전해산화 피막처리(PEC)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10월에는 국내 두 번째로 캐리어 테이프용 시트 제조설비 도입을 마무리했다.
1997년 반도체용 소재로 주력을 변경한 후 10년여 만에 경질금속 표면처리와 시트 성형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최 사장은 “이번 투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기능성 소재 업체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PEC는 알루미늄·마그네슘 등 경질금속의 표면 물성을 개선한 것으로 자동차 부문에서 수요가 커질 전망이고 캐리어 테이프도 자동 실장의 일반화와 함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년 동안 화학소재 분야에 몸 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능성 소재 전문 업체로의 도약을 주도하고 있는 최 사장. 그는 범용 컴파운드를 생산하던 유원화성을 인수, 유원컴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회사를 국내 유일의 기능성 화학소재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저부가가치 소재보다는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전자 분야 소재를 국산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적중해 올해 사상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수입해 쓰던 컴파운드 소재를 유원컴텍 제품으로 대체한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보람이라고 그는 말한다.
클래식 자동차를 좋아하는 소년 같은 모습도 지닌 최 사장은 “외산 기능성 소재들의 국산화에 계속 도전하는 작지만 특별한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