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처리장 건설부지 선정 문제는 우리사회의 오랜 숙제다. 얼마 전 ‘경주’가 최종 건설예정지로 결정되긴 했지만, 완공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방사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우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곳이 있다. 천연의 원자로이면서 동시에 방폐장인 아프리카 가봉의 오클로(Oklo) 우라늄 광산이 그곳이다.
우라늄은 ‘우라늄 235’와 ‘우라늄 238’의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이 가운데 우라늄 235는 핵연료로 바로 쓰일 수 있으며, 우라늄 238도 중성자를 흡수하면 중요한 핵연료의 하나인 플루토늄(Plutonium) 239로 핵변환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자연 상태에서 우라늄 235의 분포는 0.7% 정도다.
그런데 오클로 광산에서는 특이하게도 우라늄 235의 분포가 다른 곳보다 낮다. 이것은 광산이 자체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에서와 같은 핵분열을 일으켰다는 뜻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핵분열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사능물질은 전혀 유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산에 존재하는 알루미늄 인산 원자들이 방사능 물질들을 둘러싸서 외부로 방출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오클로 광산은 천연 시스템으로 발전, 유지되는 원자로 겸 방폐장인 셈이다.
오클로 광산의 이러한 특성은 ‘오클로 현상’이라고 불리는데, 연구자들은 이 현상과 원리를 정확히 규명함으로써 핵발전 방법은 물론 골치 아픈 방사능 폐기물들을 안전하게 영구 보관할 수 있는 방법까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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