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는 그 이전과 그 후로 구분할 수 있는 분기점이 있다. 미국 공상과학소설가 버너 빈지는 그 지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불렀다. 인간의 경험이 과거와 영구히 달라지는 지점인 특이점은 ‘예전 모형들은 모두 폐기돼야 하고, 새로운 현실이 지배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특이점은 원래 우주가 어떤 한점에서 탄생한 후 팽창해 오늘의 우주에 이르렀다는 빅뱅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우주팽창을 역으로 생각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모든 물질이 한곳에 모여 있는 ‘시작점’에 이르게 된다. 즉 우주의 모든 질량이 무한 밀도로 압축되어 있는 상태. 이러한 상태를 특이점이라고 부른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특이점은 수렵과 채취를 생존전략으로 하던 삶에서 농업에 기초를 둔 문명 상태로의 진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특이점이 활판인쇄술이다. 활판인쇄술은 오늘날 과학기술의 혁명을 불러왔다. 이제 인류 역사상 세 번째가 될 특이점이 앞으로 25∼30년 안에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는 게 미래 학자 피터 슈워츠의 예견이다.
슈워츠는 인간의 수명연장과 여러 국가 간 컨소시엄 등장, 새로운 물질과 기계 제조능력 확장, 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값싼 에너지원 개발, 장기호황의 도래, 로마제국 이래 유례없는 미국의 슈퍼 파워 등을 특이점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특이점과 같이 인류역사를 한순간에 바꿀 중요한 일들은 신문이나 TV에 보도되지 않는다. 오늘날 인간의 삶에 일어나는 세계적인 변화가 바로 그런 일인데 그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뉴스는 이것을 글이나 영상에 담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간과해 버리곤 한다. 학자들도 어마어마하고 복잡한 이런 작업은 전문적인 연구 대상이 아니라며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이나 개인 스스로가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변화를 직접 읽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중요한 트렌드를 가려내고 그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 개인이나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다.
IT산업부·주상돈차장@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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