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올 한 해 동안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으로 ‘beyond e러닝 코리아’ 연중기획을 통해 e러닝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국가 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e러닝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정부·민간기업·학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본지는 e러닝 연중기획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각계 e러닝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내 e러닝 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결산 좌담회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참석자 : 김영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김종희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김영순 한국이러닝산업협회장, 곽덕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사회=이창희 전자신문 디지털문화부장
△이창희(전자신문 디지털문화부장)=현재 국내 e러닝 산업의 모습은 3∼4년전 게임 산업 태동기와 유사하다. 2005년은 e러닝 산업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뜻깊은 한해였다고 여겨진다.
△김영식(교육인적자원부 차관)=정부가 e러닝 육성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몇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첫째 2004년 EBS 수능강의에 이어 올해 다각도로 e러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지난 7월 이후 주 5일제 본격화로 평생학습 활성화에 대한 제도적인 기반도 조성됐다.
최근 상용화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은 평생학습에 e러닝을 적극 접목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산업자원부·교육인적자원부가 공동으로 e러닝 전문관을 첫 운영하면서 e러닝이 미래형 국가산업임을 전세계에 적극 알린 것도 값진 성과이다.
△김영순(한국이러닝산업협회장)=정부·학계·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가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방법론으로 e러닝을 육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이다. 그만큼 e러닝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곽덕훈(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무엇보다 e러닝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을 제고하고 온라인 교육과 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또 올해는 우리나라 e러닝 세계화의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을 주목했으나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의 e러닝 현황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김종희(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그동안 노동부·교육부·산자부 등 각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해온 관련 정책을 공동의 테이블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눈에 띄는 진전이다.
지난 2004년 e러닝산업발전법 제정 이후 올해 시행령을 만들고 범 부처 차원의 e러닝산업발전위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부처별 협력이 조금씩 가시화된 것 같다.
△이창희 : 올해 e러닝이 산업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e러닝 산업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확대될 수 있을까.
△김영순=이미 시장의 변화는 시작됐다. e러닝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올해 16개 시도 교육청에서 사이버가정학습을 시작하고 군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군대에서 e러닝을 시작한 것 등이 좋은 예이다. 내년에도 e러닝이 발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식=e러닝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e러닝 수요자에게 온라인 교육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 이는 학습 콘텐츠의 수준을 대폭 향상시킴으로써 실현 가능하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주 5일제 실시와 맞물려 고용주와 직원이 일정 비용을 각각 부담하고 학습을 위한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학습 휴가제 제도화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여성·유휴전문인력을 대상으로 한 전문 e러닝 과정 개발도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
△곽덕훈=e러닝을 도입하고 싶어도 못하는 기관이 여전히 많다. 노동부 고용보험 환급제도처럼 e러닝을 도입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가 확대돼야 한다.
우리 나라는 해외에 비해 정부가 콘텐츠 개발비 지원에 매우 인색하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e러닝 관련 대단위 프로젝트를 발굴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종희=e러닝 수요를 확산하려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관건이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이를 현실화하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초일류 e러닝 기업을 우리 나라에서 적어도 두 서너 개는 육성해야 한다.
그럴려면 대단위 프로젝트 시행 등을 통해 산업을 시장 중심으로 이끌어나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창희=콘텐츠 및 기술 개발 과정에서 요구되는 과제가 적지 않은 것 같다.
△곽덕훈=e러닝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나눌 때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이다. 학습 관리를 해주고 학습자가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LMS와 LMS가 핵심적인 요소이다. 현재 국내 LMS 수준이 상당한 궤도에 올라있지만 향후 이를 보다 발전시키는 것이 과제이다. 또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글 콘텐츠를 만들 때 중국어·일본어 콘텐츠 개발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는 것이다.
△김영순=크레듀의 경우 이미 기획 단계부터 다국적 언어용 과정을 포함시킨다. 단지 여전히 대다수 영세 기업들은 커스터마이징에 투입되는 비용 탓에 이 같은 방식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해외 시장에 대한 뚜렷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미리 비용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영식=교육부는 올해 e러닝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 내년에는 보다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필요한 이익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러닝산업협회 등과 연계해 기업 대표들로부터 고충과 요구를 허심탄회하게 경청해볼 수 있는 설명회를 조만간 마련해볼 생각이다.
△이창희=e러닝 국제화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기대가 매우 크다.
△김종희=IT업계에는 어느 분야든 세계적인 선두 기업이 잇다. 그런데 아직까지 세계적인 e러닝 선두 기업은 없다. 전세계적으로 e러닝이 이제 막 보급 발전 단계이다. 바꿔 말하면 e러닝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국내 시장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영식=실제로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텔·애플·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다국적 IT기업 본사를 방문했을 때 이미 대부분 e러닝에 대해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각 기업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관련 연구가 초기 단계이다. 국내 e러닝 산업의 글로벌 허브 구축이 승산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였다.
△곽덕훈=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정부·기업이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연계할 것이냐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하나의 숙제다.
정부 차원의 정책 연속성 확보와 이를 통한 중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통합 마스터 플랜 수립이 절실하다.
미 MIT의 ‘오픈소스코스웨어’ 등 우수한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하는 국가들에 대한 대응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우리 나라는 대학간 콘텐츠 공유체계조차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
△김영식=중요한 지적이다. MIT의 오픈소스코스웨어는 전세계에 대한 문화적·학문적 지배를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한국학에 대한 개방형 과정을 운영하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학간 콘텐츠 공유 문제는 우선 대학이 보유한 콘텐츠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사전 조사에 나선 상태이다.
△이창희=올해 e러닝 캠페인의 성과를 내년으로 이어가야 한다.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김영식=내년에는 기업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일례로 내년에 e러닝 세계 박람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박람회를 한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모색 중인 대학생 정보화 경진대회 ‘이매진컵’을 한국에서 유치하게 된다면 이 역시 기업의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곽덕훈=e러닝 디바이드(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여전히 부처 내에서도 e러닝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 면 대 면이 아닌 온라인 교육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정보 윤리나 도덕성 함양에 대한 문제도 중장기적으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김종희=현재 부처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표준화 정책 외에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e러닝 교수 설계자 양성과 관련해 우리 나라는 교육공학과가 5개가 불과하다. 교육공학과 숫자를 늘릴 수 없다면 제한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수 있다.
△김영순=국내외의 생생한 e러닝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알리는 작업이 보완돼야 할 것 같다. 또 e러닝에 목말라 하는 각계 각층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장도 마련했으면 한다.
정리=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