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모듈러 스토리지]`유연성` 앞세워 차세대시장 눈독

 ‘쌓아 올려라, 엔터프라이즈급 부럽지 않다.’

 모듈러 스토리지가 초강세다. 주요 업체마다 올해 모듈러 스토리지 매출이 전년에 비해 30∼100% 늘었다. 저가형·중소기업 전용이라는 이미지도 벗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듈러 스토리지는 확장할 때마다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적됐지만, 치열한 기술 경쟁이 이를 극복했다. 성능 문제가 사라지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장점이 부각됐다. 바로 ‘유연성’이다. 필요할 때마다 확장하는 ‘유연성’은 컴퓨팅 업계의 최대 화두 그리드와 유틸리티 컴퓨팅과도 교감하고 있다.

 ◇ 왜 모듈러 제품인가=모듈이란 컴퓨터 시스템에서 독자 기능을 가진 단위 하나하나를 말한다. 모듈러 스토리지는 디스크가 필요할 때마다 랙에 이를 모듈 단위로 쌓아 올리는 제품을 말한다. 모듈러 스토리지가 뜨는 것은 무엇보다 도입 비용이 낮기 때문. IT경기 침체와 총 소유비용절감(TCO) 열풍에 딱 들어 맞는 제품이 모듈러 스토리지다. 초기에 작은 용량만 도입한 후 업무 확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설할 수 있다. 일체형보다 제품 구성도 유연하다. 인터페이스·디스크 종류·컨트롤러 수 면에서도 제약이 적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대용량화한 디스크 신제품이 출시되고 ATA/SATA와 같은 저가형 디스크 등장으로 디스크 단가 하락이 빠른 상황에서 일괄 구매형인 일체형보다 분산 구매형인 모듈러 스토리지가 알뜰한 선택이다.

 한국후지쯔 제영만 부장은 “일체형 하이엔드 제품은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높고 구성과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3∼4년 전부터 확장성이 높은 모듈러 스토리지가 속속 등장해 올해는 각 스토리지업체의 미드레인지 제품 공급 전략과 맞물려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성능 발전 주목하라=저가형 제품으로 통했던 모듈러 스토리지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HDS코리아는 중형급 스토리지를 구분하는 모듈러 스토리지에도 가상화 기능을 탑재시켰다. 한국EMC는 클라릭스 시리즈 외에도 원본 보장형 스토리지 센테라 시리즈, 최대 용량을 자랑하는 신형 스토리지 DMX3500/4000도 모듈러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후지쯔도 최첨단 디스크드라이브인 300기가바이트 제품을 모듈러 제품인 ‘이터너스3000’에 세계 최초로 탑재해 모듈러 스토리지의 성능 향상을 상징적으로 알렸다. 전 제품을 모듈러 제품으로 구성한 넷앱의 성장세 역시 제품 성능의 전제 없이는 설명되지 않는다. 서울일렉트론의 박상훈 차장은 “모듈러 형태의 고가용성의 시스템이 전자문서(아카이빙), 의료영상, VOD 등에 폭넓게 쓰이기 시작한 것이 전년과 다른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HP 김광선 이사는 “모듈러 스토리지는 확장성 지원을 통해 각 기업의 상황에 적합한 수준의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다”면서 “SATA와 파이버 채널 드라이브를 동시에 제공하거나 계층형 스토리지 배치 지원 등을 통해 비용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드 코드와도 통한다=물론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일체형에 비해 모듈러 제품이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EMC가 최상위 제품을 모듈러 아키텍처로 설계하고 HDS가 초대형 스토리지를 모듈러 제품으로 간소화해 내놓는 등 일련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SAN, NAS, CAS 등 전 분야에 모듈러 아키텍처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컴퓨팅 환경인 그리드를 위한 기본 뼈대 역할도 가능하다.

 모듈형은 특히 HDD, 캐시, 포트 등 자원이 업무별로 할당이 가능하고 증설이나 자원 재분배도 쉽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 용량 산정에도 유리하다. 한마디로 가상화와 자동화 기술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그리드와 유틸리티 환경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LG히다찌 나형균 상무는 “모듈러 스토리지가 차세대 컴퓨팅 환경으로 주목받는 분산형 컴퓨팅 ‘그리드’ 구현이나 필요한 만큼 쓰는 유틸리티 컴퓨팅 환경에도 궁합이 맞다는 이야기”라면서 “일체형 스토리지도 유틸리티 환경 구성이 가능하지만, 초기 비용 투자를 생각할 때 모듈러 스토리지가 떠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효성인포메이션 김성업 팀장은 “다만 모듈러 스토리지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은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면밀 검토하고 비즈니스 성장에 대비해 대형 시스템의 연동성을 고려해야 스토리지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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